겨울
지금쯤 새눈을 품어 무르익고 있겠다
찬 새벽 꽃감기에 눈물 흘리는 아침
봄씨들은 겨우새 무럭무럭 자라
노랗거나 분홍하게 어둔 겨울 깰 빛으로
부석부석 잠들었으리라
시월 꺾인지 하루이틀일 뿐인데
겨울 코밑 비가 가뭇가뭇 내린다
다들 안다는 거다. 겨울은 이렇게
간다 나 간다 하며 다가온다고
갑자기 오지는 않았다고
다들 안다는 거다
겨울 같은 봄이 여름이
겨울 같은 가을이 너무나 길었어
이제 진짜 겨울은 얼마나 머물러
온갖 꽃감기로 희망을 시들게 할까
다들 안다는 것이다
꽃에 온 감기는 아침 이슬이 되고
성에가 되고 아침 슬픔이 되고
이어 꽃 없는 계절이 온다는 것이다
겨울은 이미 꽃감기로 창 앞에
열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