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사람일 권리

by 수요일

오랜만에 동호회 게시판을 들여다보니
이재용 재판 때문에 이건희가 죽었네 살았네
추측하는 말이 많다.
그가 죽었든 살아있든 관심도 없거니와
비교조차가 웃긴 일이다만 그나 나나
죽음은 결국 같은 게 아닌가.

여러 번이나 주위에 말한 것이 기억난다.
나로 인하여 다른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당한다면 견딜 수 없다고.

사회에 내가 돌려줄 것은 거의 없다.
받았다싶게 돌려줄 커다란 기부금도 없고
받았다싶게 기쁨을 준 일도 없는 것 같다.
그런 내가 소속자였던 이 사회에 줄 것은
나로 인하여 다른 누군가가 1밀리미터라도
물적 심적 피해를 느끼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한 나쁜 기억을 단
1밀리미터라도 남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는 것.
이건 자신의 삶에 대한 마지막 권리이자
중대한 책임이다.
죽음에 임박한 사람을 기술로 살리는 일은
죽을 만한 죽음에 대한 저주이며
인간으로서 죽을 권리에 대한 테러다.

그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법이
2018년 2월 이후에 효력이 시작된단다.
그것도 공인된 국가기관에게
자신의 의사를 명백하게 밝혀두어야
실효성이 인정된단다.

의미있는 삶이란 오롯이
스스로가 납득할 삶이어야 한다.
이것은 죽음에 임박하거나
가까운 누군가의 가족에 대한 말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말이자 다짐이며
최후의 의지이다.

나는 나 스스로 살 수 없을 경우
나 스스로 살지 않음, 즉 죽음을 택할 것이다.
이것은 나에 의한, 나로 인한,
내가 살아온 이 빌어먹을 세상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이며 현재의 나에 대한
내가 존재할 단 하나의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