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먼지 감수성
아침에 일어나면 옥상으로 올라가 담배 하나를 피운다. 보이는 세상은 포토샵 레이어 두 개쯤 깐 것처럼 뿌옇다. 담배를 피우며 기침을 한 게 고2때 처음 청자를 입에 물고 내뱉은 거였으니 대충 40년 가까이 된 기침이다. 당연히 나는 하나를 다 피우고 내려간다.
담배도 피우면서... 라는 비아냥 아닌 타박을 들으며 먼지가 심해.라고 하면 돌아올 대답은 또 당연히 담배를 끊지...라는 타박이다. 담배는 담배고 먼지는 먼지지. 유난히 요즘 먼지는 개털처럼 맞닥뜨리지 않아도 상상적으로 재채기를 유발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것들. 봄 알레르기 같은 거. 개만도 못 한 새끼 알레르기 같은 거. 이런 건 각자가 스스로 알아챌 만큼 속으로부터- 그게 가슴팍이든 머리속이든 혹은 허파나 심장 위장 같은 구체적인 주소를 가졌든- 기어나오는 것이고 그 원인은 분명 싫음.이라는 거다.
싫으니 반응하고 싫으니 더 싫은 것이다. 이 감수성이란 것은 분명 정신적인 부분보다는 사실 물리적 기전에 기대고 있겠군. 피부에 맞닿은 거부감에 대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좋거나 싫거나 무관심하거나. 그러고 싶다. 무관심하고 싶다. 먼지에 지겨움에 싫음에 비정상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