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어라
빨대
슬퍼하지 마라. 우리가 보내야할 것은 단지 꽃. 단지 이름을 가진 지나가는 이. 단지 시간을 이만큼이나 늘어뜨린 달팽이. 단단한 껍질을 벗어던진 거북이. 사람들아. 슬픈 것이 아니다. 화를 내야 하는 것이야.
분노를 주는 것들은 언제나 타인의 욕심. 참고 참다가 터뜨리는 것처럼 웃으며 선의의 얼굴로 좌절을 던지지. 내가 이 말은 안하려고 했는데라며. 그럼 하지 마. 하지 마라.
똥파리 같은 것들. 쪽쪽 빨다가 내장 깊숙한 오물까지 빨아대고 나면 돌아서서 침 뱉는, 왜 선한 사람들 곁에는 빨대 꽂은 파리들이 그렇게 많을까.
의연하지 마라. 꽃은 놔두고 빨대를 꺾어라. 빨려도 좋을 사람은 없어. 그래 너는, 어쩔 테냐. 여전히 슬퍼하며 꽃이나 꺾을 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