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약

5천 원

by 수요일

입는 약

그냥 훌러덩 뒤집어쓰면 아픈 게 낫는
입는 약이 있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그런 약은 특허가 엄청나서
돈 많은 놈들만 입을 수 있는
그런 건 제발 아니면 좋겠어.

돈 없는 사람도
오천 원에 빌려 입으면 싹 낫고
세탁기에 슥슥 돌려 말끔해지면
오천 원도 없는 아이들에게 노인들에게
착 입혀주고.

아픈 게 낫는 게 아니더라도
아픔을 잊게 할 수만 있대도 좋겠어.
남은 생만큼 그 아픔은 잊을 수 있게
다른 아픔은 새로 잊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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