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보자

어때?

by 수요일

벗겨보자

화려하게 벗겨보자.
알몸으로 만나자. 어때?

눈 없이 사람을 만난다면 어때, 우리는.
상냥하다거나 화가 나있다거나 다정하거나
목소리로만 알아야하겠지.

눈을 감자, 그대를 만날 때 눈을 감자.
눈에서부터 편견이 시작되잖아. 어때?

코는 정직하지만 속기 쉽다.
향기로 덮으면 알 방법이 없지.
난 능력이 없다.
내 코는 무디고 둔해서 파이야.

눈을 감자. 보지 않을 때 보이는 것들을
우리는 언제부터 외면 했던가. 사실은 말야,

외면하면서도 귀는 쫑긋거리지.
들어도 거짓이라면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그마저 거짓이면 눈으로 본다고 진실인가.
모르겠다. 우리. 자 이제. 어때?

껍질은 만져야지 보는 게 아니다.
닿자. 시선이란 벌어진 거리이고
틈 있는 간격.

닿는 손을 꿈 꾸어보자.
손끝에 닿은 햇살
손끝을 지나는 바람,
손끝을 간지르는 웃음.
보자. 귀로 보자. 코로 보자.
손끝으로 보자.

대신,
우리 그대를 만날 땐 눈을, 감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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