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과 아무렇지도 않다

시 한끼

by 수요일

나는 당신과 아무렇지도 않다

어깨를 스치듯 피해가는 재주는
다들 한가지씩 있다

그들은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나는 그들을 바라보지도 않고
우린 서로 아무 간섭도 없이 지나간다

나는 어쩌면 멀리서 오는 당신을
곁눈으로 봤을 것이다
당신도 그렇게 좁힌 눈으로 나를
훑었을 것이다


나는 당신과 아무렇지도 않다
당신은 나와 아무렇지도 않다


왜 아무렇지도 않은 우리에게
길은 그렇게 서먹할까
길에서처럼,
우리는 이렇게 마주치고도
이렇게 서먹하고도 아무렇지도 않다
나도 당신도 아무렇지도 않다


실명의 익명 속에 서로는
우리는, 스치듯 사라져도
아무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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