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멍들다

시 한끼

by 수요일

꽃멍들다


말하지 않고도 떨어지는 꽃처럼
맘을 건넨다면 나는 무엇으로 화답할까

입 열어 말하는 건 쉬운데
맘 열어 말하는 건 어려워
귀 열어 듣는 건 쉬운데
맘 열어 듣는 건 무엇이 그리 어렵지

소리가 되어 나오는 것들아
꽃 피듯 나와라 꽃지듯 사라져라
바람에 날린 꽃잎처럼 귓가에 앉아
사라지지 않을 상처를 새겨다오

꽃 같은 마음에 맞아 멍들어도 기꺼워
꽃 같은 마음에 찔려 죽는 대도
기꺼이 기꺼워라

오늘 꽃 같은 마음 꽃멍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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