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만큼 사라진다

시 한끼

by 수요일

사랑하는 만큼 사라진다


시간이란 그렇다. 나를 생각할 시간에 당신을 생각하는 만큼 내 목숨이 줄어든다.

사랑하는 만큼 당신 몫이 생기는 거야. 내 시간에 내 몸에 내 마음에 나 아닌 누군가가 내 생명을 차지하고 앉아 이러커니 저러커니 하는 거다. 사랑은.

받은 목숨 만큼 살자면 사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을 시작한 이상 당신의 목숨은 몇 달 몇 년 몇 십 년 줄어들거야.

그런대도 기꺼이 수천 년동안 사람들은 목숨을 허비하지. 사랑이 아니라면 새로운 생명은 이미 수천 년 앞에서 태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죽지도 못할거야. 죽어간 모든 사람들은, 그러므로 죽기 위해 이미 사랑을 했다. 나는 당신은, 우리는 죽을까.

사랑하는 만큼 살아지고 사랑하는 만큼 사라진다. 우리는 살아질까 우리는 사라질까

우리는 죽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잔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