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끼
자전거보관함이 자리를 차지하고 오래 닫혀있다. 노후 되어서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들여다보니 한 대의 자전거가 그대로 들어있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자전거, 버림 받은 셈인데 다른 생각도 든다. 주인이 찾아갈 수 없는 건 아닐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보관된 우리의 것들을 모두 찾아올 수 없다. 망가진 보관함이 사라지고 새 보관함이 올 때까지는, 혹은 보관함 자체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아마도 그 안에서 유기되어 있다가 무존재의 존재로 그 누구누구들과 함께 사라지겠다.
메일함에 던져둔 몇 년치의 메일을 버리며 학생이었을, 거래처였을, 누구누구들의 개운한 탄성이 터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리포트였거나 제안이었거나 독후감이었거나, 혹은 무엇이든. 기억 대신 존재했던 나의 지난 시간들이 떨어져나갔다.
빈 보관함이 빈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 안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