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돋는다
눈물도 없이 슬프지도 않은
가지 않았다. 떠나지 않았다. 보내지도 않았고 눈물도 없이 슬프지도 않으며 가슴 아픈 이별도 아니다. 이것은. 혼자의 곁에 비친 그림자이며 먹구름이다.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눈을 뜨면 아무것도 없는 삶. 그 무엇도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 없는 것이 반갑다. 왜 이런 시간의 반복은 늘 되풀이되는가. 학습되지 않는 자의 고통이란 이러한 것이다. 아프면서 아프지 아니하다. 슬프면서 슬프지 아니하다. 그리우면서 그립지도 아니하다. 내 마음속에 들어 있는 아우성은 너를 향한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것이다. 나를 향한 외침은 얼마나 공허한 것이냐. 얼마나 허무한 것이냐. 얼마나 텅 빈 것이냐. 얼마나 거지 같은 것이냐. 얼마나 초라한 것이냐. 얼마나 사무치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