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 끼
글을 쓸 때 뒤에서 안을 거라 했어.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
노래를 들려주며 어깨를 까딱했어.
그 노래는 물론 지워버렸고.
선릉역 4번 출구에서 나왔어.
그리 가지 않았어.
길을 건널 때조차.
지난 일생의 너와 너와 너와
또 너에 관한 기억은 늘 재채기가 나.
늑골 밑에서 공기가 움칠거리지.
기억을 뱉어내는 재채기.
재채기는 머리를 깨우지 않고
심장을 깨워 가슴을 흔들고
소거된 것들을 일깨운다.
온갖 기다림 온갖 그리움
온갖 시간들의 기억은
왜 낡은 심장에 기생하여
탁한 피를 타고 돌아다닐까
왜 쓸모없는 흉터처럼
삶에 깊이 아로새기는 걸까.
온갖 슬픔에 관한 재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