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아니라서 다행인 슬픔
내가 아니라 다행인 슬픔
그런 게 있어. 문득 지나가다가 아직도 천막이 덮여 그을린 채로 웅크린 건물 앞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며 슬프지만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라고 하지는 않아. 그냥 그 일이 슬픈 것일 뿐.
용산 한복판에서 말야. 사람이 죽어갔는데 내가 아니라서 다행까지는 아니겠지만 내 일이 아니니 상관없어. 라는 사람은 참 많지 않겠어? 원래는 4년마다 기억할 건데 이번엔 2년 만에 기억 났다?
해마다 돌아오는 슬픔도 있어. 이번 사월에도 그 시처럼 잔인하게 떠오르는 기억. 아파. 슬프고. 하지만 내 일이 아니니 상관없지. 라는 사람은 역시 많을 거야.
내가 아니라서 네가 아니라서 다행인 슬픔은 참 많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그냥 슬픈 거지. 다만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는 사람은 있더라. 그래서 또 슬프고. 술푸고. 빌어먹을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