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날

밤 한 끼

by 수요일

헤어진 날



그를 보내고 거리를 걷다.
나는 배우 지나는 사람은 관객
꿰뚫어보듯 다가오며 지나치며
지나가고 돌아보며 너는
헤어진 자를 탐색하였다.

노래방에선 이별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버스는 달려오는 사람을 뿌리치고 떠났다.
빗속으로 노을이 지고 가로등은 아직
빛을 낼 채비를 마치지 못한
뿌연 어둠 속.

깊은 에스컬레이터는 공사 중이었다.
비둘기들은 빵가루 같은

스티로폼을 삼켰다.
고양이가 뒷걸음 쳐 차 밑으로 숨었다.
주인 없는 택배가 문 앞에 뒹굴었다.
바람은 떠나지 않고 회오리로 맴돌았다.
스티로폼이 눈처럼 떠올랐다.

망가진 우산을 재활용품함에 던졌다.
부슬비는 소나기로 바뀌었다.
정류장 앞 횡단보도는 빨간불
한 시간째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도착알리미엔 고장 메모가 펄럭였다.

물고랑을 택시가 밟았다.
이미 젖은 옷이 또 젖었다.
방향을 알 수 없는 낯선 거리에
남겨진 건 이번 만이 아닌데
그때마다 전화기 배터리는 아웃되고
알 수 없는 길은 멀기만 했다.

떠난 그보다 따뜻한 샤워가 그리운 시간,
이별은 언제나 비오는 날 낯선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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