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한 모금
온도인가봐,
그래서 우리가 세상을 느끼는군.
그림일 거야.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단지.
손끝이 닿으며 나보다 차갑거나 뜨겁거나
나와 같은 36.5도의 서먹함.
너를 느끼는 건 차가움이거나 뜨거움
따뜻함으로도 느낄 텐데 대개는 차가움,
낯선 이에게선 무미건조하게, 숨까지 참아.
보통보다 뜨거우면 감기에 걸렸나 하지.
감기에 걸려야 따뜻한 사람,
너의 나 같은. 나의 너 같은.
온도가 같으면 느낄 수 없어서
느끼라고 차가운 걸까.
그림으로만 존재하다 문득 닿아
느낀 온도가 소스라치게 따뜻했음 좋겠어.
아니, 안 그래도 되겠다.
살이 닿으면 아늑하게 누워버릴 테니까
녹아서 흐물거리고 약해지고
흘러넘치고 아득하게 사라질 테니까.
더 이상은 남겨지지 않겠어.
더 싸늘해라.
손끝에 닿은 네 목덜미는 나에게,
죽을 만큼 차가워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