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ness

글 한 끼

by 수요일

openness


openness. nn이 두 개나 달려서 마치 문m처럼 보이는 이 말은 지금 세상의 핫키워드다. 일기는 일기장에. 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얼마 전인데 요즘은 세상 모든 일기가 인터넷에 모바일에 쏟아진다.

뭘 먹었구나 어디 갔구나 뭘 샀구나 아이가 아프구나.라는 사생활을 나누며 우리는 질투하기도 하고 같이 걱정하기도 하며 전에 없던 openness의 삶을 공유한다. 그러나 그 오픈은 마치 백화점의 디스플레이 같다. 명품 매장 쇼윈도의 마네킹처럼.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기.

다정하구나 행복하구나 의 이면엔 늘 다정하기만 한 건 아닐 터이다. 늘 행복한 것만도 아닐 것이고. 과거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던 사람이 지금은 편안해하고 행복해하기도 한다. 그 모든 시간이 짧게 기억에 남았다가 문득 무의식으로 숨어든다.


오픈하면 행복해질까. 페북으로 오픈 라이프를 시작하게 만든 주범 주커버그도 사생활 공개를 철저히 거부하다가 딸을 낳고 나서야 오픈 라이프에 동참하기 시작했단다. openness는 한 낱말인데도 open과 happiness를 붙인 말인 듯싶다. 그러나 행복할 사람만 행복한 것이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온라인의 오픈 시대에 닫히거나 오픈 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진짜 불행한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그따위는 관심 없는 사람이거나 은둔자이거나. 나는 나를 오픈하고 싶지 않다. 신비하다거나 그런 건 관심 없고 궁금해하거나 할 사람도 없거니와 openness 해서 happiness 하지 않을 듯하니.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제맛이다. 슬프든 화나든 짜증나든 누군가에게 울고 웃고 찡그리는 나를 드러내는 일은 무척 망설여진다. 어느 미래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에게 뭐라고 할까.


질소에 과자를 끼워 파는 과자회사들처럼 과대포장일 뿐인 그런 것들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해서 우울해진다면 나 자신에게 얼마나 미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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