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미래는 바꿀 수 있어도 과거는 바꿀 수 없다

by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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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지구 연방 의회


마르코 가족이 동면 센터에서 만나 동면에 들어간 150년 후,


신 지구 연방 최대의 스테이션 크리토레스 역에 두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 곁에는 항성계는 물론 행성계 경유 스티커까지 덕지덕지 붙어서 원래 디자인이 보이지도 않는 커다란 캐리어가 남자를 따라 자율주행 하고 있었다.


앞에서 오던 한 아이가 요리조리 길을 막으며 캐리어와 장난을 치자 난감해하던 캐리어가 반대로 가는 척 아이를 속이고 멀리 떨어진 남자를 찾아 부지런히 바퀴를 굴렸다. 그 가방 뒤로는 또 다른 남자와 역시 경유 스티커가 잔뜩 붙은 캐리어가 앞선 남자를 따라 걷고 있는데 그 발걸음은 여행자처럼 느긋했다.


- 여기 카페에 들르시겠어요? 커피와 감초맛 레드바인이 아주 맛있는 곳이에요.

- 그래. 배가 고픈 거구나. 나도 커피 당긴다.


두 남자가 토레스마스란 간판이 은은하게 허공에 떠서 빛나는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로봇이 아닌 인간이 주문을 받으러 다가왔다.


첨단의 핵심인 곳에 이런 낭만은 참 괜찮은 걸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된 컨셉은 2000년 대 지구 같았다. 직원들은 모두 인간이었고 주문이나 계산 등의 방법이 모두 과거의 지구였다.


- 좋지요? 제가 자주 오던 곳이에요.


앞에 앉은 남자가 동의를 구하자 남자가 고개를 끄덕여 공감했다.


- 의회는 아직 크리토레스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군.

- 네 굳이 바꾸려고 하지도 않아요.


남자가 말하고 다른 남자가 보충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커피와 레드바인이 나오자 앞에 앉은 남자가 마시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자 기대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남자가 그 모습에 하하 웃고는 엄지척을 해주었다.


- 역시! 잘 왔죠?


남자가 그럼 잘 왔다 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 가족은?

- 네 2년 전에 동면 해제 하고 다시 업무를 시작했어요.

- 할머니는 친구가 없어서 싫었겠네?

- 무슨 말씀 할머니는 나이를 40년 낮추고 벌써 남자 친구까지 만들었어요. 40년 어린 아니 원래로 따지면 흠… 몇 년인지 잊어버렸네…

- 요즘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필요한 사람은 출근 하듯 센터에 가니까.

- 맞아요. 그것도 다 덕분이지요.

- 덕분은 좋은데 그때문에 날강도 같은 놈들이 센터를 이용해서 범죄를 은폐하고 다니는 게 안타까워

- 이제 미래는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과거에 새겨진 각인은 못 바꾸니까 제 무덤을 스스로 판 걸 알면 땅을 칠 겁니다.


- 부디 그렇길 바라야지.


남자가 남은 커피를 홀짝 마시고 레드바인 하나를 입에 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캐리어가 주인 따라 바퀴를 빼서 떠날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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