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지독하게 철저한 놈들이군

by 수요일



- 송신기를 중심으로 100미터 주변엔 다른 캡슐들 밖에 없어요. 형.

마르코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데드라인이 지난 지 벌써 4일 째가 되어 가고 있었다. 시스템의 예측대로 캡슐에 들어간 게 맞다면 어쩌면 하루 이틀은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4일은 무리다. 특히 캡슐에 들어간다는 의미는 유지를 위한 물자는 적게 필요할지 모르지만 신체의 방어력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걸 의미했다.


- 어드레스를 알아도 며칠은 걸릴 것 같은데 어쩌지?


이렇게 가다간 이미 늦은 후에야 발견할 수도 아니면 아예 못 찾을 수도 있었다.


- 마르코? 지금 상황이 어때?

- 네 보스. 지하 캡슐 보관소로 통하는 길이 열린 것 같은데 문제는 어드레스입니다. 수면에 들어갔는지 아닌지도 문젠데 어드레스를 모르니 행방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랜디가 커뮤니케이션 패드를 열어 연락하자 마르코가 좌절이 섞인 목소리로 현장 보고를 했다.


- 그래. 시스템이 네트워크 복구에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까 곧 엘리가 브레인 디스크에 어떤 메시지라도 남긴 게 있는지 확인이 가능할 거야. 그리고 폭발이 있던 날 연방군이 있었다고 했지?

- 네 분명 연방군 제복의 로봇이었고 지휘자가 몇 명 보였습니다.

- 시스템이 확인하니 그날 연방군이 출동한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속고 있는 건 아닐까.

- 연방군 복장을 하고 움직이는 걸까요?

- 그렇다고 봐야지. 아무리 연방군이 썩었다고 해도 그런 세기의 학살을 묵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 신분 확인해본 게 아니니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 나는 좀더 조사를 해볼 테니 네트워크 복구 완료까지 쉬고 있어.


패드를 닫다가 다시 시스템을 불렀다. 아놀드는 무슨 의도가 있어서 그런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것일까. 게다가 선별이라니 그건 뭘 의미하는 거지.


네 의장님.


- 크리토레스 보유 물자에 연방군 전투로봇과 제복이 있는지 확인 가능해?


의장님. 크리토레스는 130년전부터 연방군에 전투로봇과 제복을 납품해왔습니다. 연방군의 제복은 언제나 관련 사업부에 재고가 있습니다.


- 그럼 최근에 로봇이나 제복이 유출 되었는지는?


로봇과 제복은 수급 계획에 따라 매일 납품 되고 있습니다.


- 어떤 목적으로 빼돌렸다고 해도 단서가 될 수는 없겠군.


그렇습니다.


- 그래. 갤럭시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해.


네. 의장님 갤럭시 프로젝트라는 명칭의 대 항성 파괴 프로젝트는 기업 연합에 의하여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행된 비밀 프로젝트입니다.


- 참여한 기업이 어딘지도 알 수 있나?


관련 기업이 어디인지에 관한 알려진 기록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100여 대의 전투 함선과 100명의 파일럿, 100명의 휴머노이드 그리고 관련 시설이 필요했던 만큼 막대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어 곧 드러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 300여 년이 지났으니 작업에 관여한 생존자를 찾기는 어렵겠지?


그렇습니다. 관련자들은 물론 갤럭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던 파일럿과 휴머노이드 기록 역시 남아있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제거된 듯합니다.


- 그래도 그 정도 규모의 무기와 함선들이라면 제작과 관련된 기록이 어디에라도 있지 않을까?


관련 기록을 좀 더 검토하겠습니다.


- 그 100년 동안 9개의 항성을 옮겨 다녔는데 아무 기록도 없다니 정말 철저한 놈들이군.


그렇게 생각됩니다. 당시 워프 터널 한 구간만 망가져도 경제적 손실까지 포함해보면 그 프로젝트를 1000번은 실행할 돈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워프 터널 주변에서 사라진 항성계는 모두 79개로 파악되며 거의 붕괴 급의 피해를 입은 항성계는 33개로 이는 자연적인 폭발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 실제로는 소멸된 별이 더 많았나?


아마도 1대의 함선이 여러 개를 소멸시켰거나 파괴에 실패한 함선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미지의 공격에 의해 파괴된 함선도 있을지 모릅니다.


파볼 수록 모를 일이다. 드러난 건 자신이 겪은 일부일뿐이고.


* * *


네트워크 복구 완료, 모든 관련 프로세스 진행 가능.


그 통신문을 받자마자 마르코가 채널을 이동해가며 이름을 불러냈다.


- 에밀? 켈리? 엘리?


아무런 반응이 없는 커뮤니케이션 패드를 붙잡고 마르코는 목이 터지라고 사람들을 불러댔다.


- 크리스? 재클린? 어머니?


패드에서는 그들의 반응 대신 다른 지시가 전해졌다.


통제소에서 알립니다. 서플라이 튜브, 네트워크 연결 완료. 곧 수많은 레이어드의 어드레스 시그널이 나타날 것입니다. 모든 유닛은 그 시그널의 어드레스를 추적하여 캡슐을 수거하고 정해진 위치로 이동할 것. 다시 알립니다. 모든 유닛은…


정해진 위치란 임시로 만들어 세운 모듈 스토리지였다. 그 위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대형 탱커 비행선이 저마다 튜브를 내려뜨려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기 위해 떠있었다.


그곳으로 바이탈이 체크된 캡슐이 모여 회복을 위해 메디컬 나노봇이 투입될 것이다. 마르코는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저렇게 모이면 에밀 등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거였다.


- 톰, 일어나.


마르코가 집사를 흔들어 깨우자 집사도 벌떡 일어나 상황을 파악했다.


- 형. 뭐 찾은 거라도 있어?

- 튜브 라인을 연결했대.

- 와! 다행이다!

- 다행이긴 한데 저게 다 모이면 우리는 언제 찾아. 캡슐이 12,000개가 넘는다고…

- 아…그래도 모르는 땅만 뒤집는 거보단 낫잖아.


킹정 집사가 희망 고문하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 뭐 잡힌 건 없어? 엘리가 완전 천잰데 뭐라도 남기지 않았을까?

- 없…


그 순간, 파인더 나노봇 중 하나가 미세한 신호를 잡아냈다. 마르코의 패널 스크린에 흐리게 파란빛이 감도는 신호 수십 개가 나타났다. 캡슐은 지면에서 가장 가까운 레이어드에 모여 있었다.


(중복된 부분이 있으나 내용을 약간 수정하였기에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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