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은 10초
- 잠깐만요! 에밀 어서 사람 수에 맞춰서 수면 인스톨 준비해요! 캡슐에 들어가서 레이어드 사이로 편입해야 생존 시스템이 가동되는 수면 센터 프로토콜이에요. 빨리!
- 아 맞다! 센터 방어 시스템! 최대 7일간은 수면자가 생존할 수 있게 버텨줍니다. 수면자만 살 수 있어요. 어서!
에밀이 사람들 숫자를 세고 컨트롤 시스템에 수면 캡슐을 대기 시켰다. 22개의 캡슐이 사방으로 문이 열리며 순식간에 레일을 타고 컨트롤 룸으로 들어와 정렬했다.
- 빨리! 모두 캡슐로 들어가요! 빨리!
엘리가 소리치자 15인의 이사, 5대 에밀과 크리스 주니어, 케이트, 재클린, 켈리가 달려가 캡슐에 들어갔다.
- 엘리도 어서 들어가요!
- 그럼 에밀은 어쩌려고요! 에밀 님이 어서 들어가요. 내가 컨트롤 할 테니까!
- 엘리 어서!
스크린에 뜬 카운트 다운은 이제 종말까지 3분이 남았음을 알리고 있었다. 수면 인스톨에는 최대 30분 이상이 소요되었지만, 지금으로선 긴급 수면 인스톨을 실행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엘리와 에밀 두 사람뿐. 에밀이 고집을 부리자 엘리가 서둘러 캡슐에 들어갔다. 튜브가 이어지고 수면 액체가 주입되었다. 절차상 몇 가지는 생략하고 에밀이 긴급하게 수면 인스톨을 위한 프로토콜을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2분.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서랍에서 펜을 꺼낸 에밀이 가까운 캡슐들에 급하게 MRC라고 썼다. 다 쓰기도 전에 순서대로 캡슐들이 레이어드 어드레스를 부여받아 지하로 내려갔다. 마지막 엘리의 캡슐이 지하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순간, 건물 외부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나더니 컨트롤 룸 천장이 무섭게 흔들렸다. 에밀이 모든 걸 놓으려는 순간, 대형 스크린에 엘리의 메시지가 떴다.
에밀, 남은 캡슐에 들어가요. 나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니까 컨트롤 할 수 있어요. 빨리!
남은 시간은 이제 10여 초. 에밀이 급히 빈 캡슐에 몸을 넣자 곧바로 캡슐이 닫히며 튜브가 연결되었다. 이어 약품이 주입되고 수면 인스톨을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에밀의 캡슐이 레일을 타고 레이어드로 들어가는 그 순간, 대폭발이 일어나며 웅장한 수면 센터가 사방으로 무너져내렸다.
* * *
스토리지에서 급히 수면 인스톨을 실행한 흔적을 찾으려면 가장 최근의 캡슐을 찾는 게 방법이다. 하지만 그 레이어의 배치를 정확히 알 방법은 없었다. 레이어 1개마다 100~1,024단위의 캡슐이 배치되고 이런 레이어가 디스크 드라이브의 데이터처럼 수십 또는 수백 개로 적층되어 고유한 어드레스가 부여되기에 많은 수면자를 효과적으로 캡슐 단위로 관리할 수 있었다. 파인더 나노봇이 감지하고도 속수무책으로 시간만 보낸 이유였다. 집사의 말에 따라 마르코가 MRC라고 쓰인 캡슐을 중점으로 찾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보인 캡슐에는 엘리가 누워있었다.
- 엘리야.
- 형, 어서!
마르코가 엘리의 캡슐에서 컨트롤 패널을 열어 자동 수면 해제 프로세스를 실행했다. 약품이 담긴 액체가 제거되고 튜브가 해체되자 곧바로 잠을 깨우는 가스가 주입되었다. 4일간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엘리는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메디컬 로봇이 와서 회복을 위한 나노봇을 투입하자 잠시 후 엘리가 눈을 떴다. 빔으로 엘리의 상태를 스캔한 메디컬 로봇은 곧바로 다른 캡슐로 이동했다.
- 엘리!
메디컬 로봇이 근처의 캡슐에서 여러 명을 수면 해제하고 체력을 회복시키자 사람들이 깨어나 마르코와 집사에게 다가왔다. 마르코가 에밀, 켈리, 케이트를 보고 두 팔을 벌렸다. 세 사람이 한꺼번에 마르코와 포옹하며 기뻐했다. 다른 모든 이들도 서로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모두 구해준 엘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로봇! 괜찮아. 다른 곳으로 이동해도 좋아.
엘리가 한 캡슐에서 멈춰 진행을 못 하자 엘리가 로봇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캡슐로 갔다. 크리스 주니어가 캡슐 앞에서 엘리를 맞았다.
- 이룬 님은 언제나 돌아오려나…
엘리가 크리스 주니어를 안아 주고 등을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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