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정분

참 4월하네

by 수요일


꽃들의 정분


1

꽃으로 입을 가렸다. 바람이 불어 얼굴이 드러날 때마다 피우지도 못할 씨들이 얼굴을 때린다. 4월은 꽃들이 정분 나는 달. 나는 그 바람을 이겨낼 방법이 없다.


2

작은 것들은 흩어져 살아남을 작은 씨를 날리고 큰 것들은 툭 툭 툭 제자리에 꽃잎을 떨군다. 꽃에도 서열이 있어. 그래. 나에게는 네가 맞는 거다.


3

작은 꽃들도 돌아오는 4월이다. 너희들도 돌아오면 좋겠어. 돌아와서 오랜 세월토록 내내 곁에서 피었으면 좋겠어. 얼마나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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