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키는 대로.
네가 시키는 대로
내가 내키는 대로
자주적 인간이라는 건 모든 사람이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들 중 가장 센 의식 같아. 누군가에게 휘둘린다고 생각하면 이유 모를 반항심에 불끈 하니까. 그래서들 사춘기를 겪고 우울에 빠지거나 울적해지니까.
방황은 그래. 네가 시키는 대로 하기는 싫은데라거나 내가 내키는 대로 할 수 없는 무엇인가에 화가 난 거잖아. 겨울이라고 우기고 싶은 봄 같은 거. 오늘은 2월의 끄트머리니까 숫자로는 겨울이지만 다들 봄이네 봄이네 하니까 겨울이 화가 나서 추운 거.
네가 시키는 대로... 이거만큼 편한 건 없어.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내가 내키는 게 뭔지 알면 그때부터 화가 나는 거야. 화 내고 싶지 않은 것이 내가 내키는 대로다 싶은 것일 수도 있고.
그래도 봄엔 내가 시키지 않았는데 꽃이 피고 내가 내키지 않았는데 햇빛이 피니까. 무관심 하지만 않다면 네가 시키는 대로 코트를 벗고 바람을 껴안을 수도 있지.
오늘 가는 겨울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그게 내가 내키는 대로의 계절이야. 하지만 몇 달 후엔 또 걸어둔 코트로 바람을 견뎌야 할 거야. 알아. 다 안다고. 네가 시키는 대로. 그게 늘 더 자연스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