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쉽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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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는 쉽지 아니하다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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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아니하다를 줄이면 안쉽다. 아쉽다는 안쉽다에서 딱 ㄴ만큼의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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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ㄴ은 조금만 더 잘했으면의 조금만에서 붙이는 ㄴ이다. ㄴ만큼을 더 못했기에 안 된 거고, 그 ㄴ이 떨어져 나가서 안 쉬운 게 아니라 아쉬운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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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그 조금만의 ㄴ 차이로 ‘그’가 되고 사람들은 아쉽게 생각했다. 다만 나라의 운명에 대해 조금씩 걱정을 나누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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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한국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마련한 시스템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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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스템은 마비됐다. 이 땅은 늪에 빠진 것 같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길은 안 보인다. 심지어 그 늪은 곧 일본 앞 바닷물을 퍼 올린 태풍과 함께 찾아올 삼중수소의 빗물을 뒤집어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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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731 부대 놈들의 마루타가 될 처지다. 과연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는 인간에게 어느 만큼의 영향력이 있겠느냐는 인체실험의 땅에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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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명에게 영향이 없더라도 단 한 사람에게 큰 고통을 준다면 왜 그걸 굳이 방치하는가. 안 그래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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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된다.겠지. 아이들의 미래가 뒤숭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