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지적자본론>은 월 말에 경영진이 사원들을 모두 불러놓고 회사의 이념과 방향성 우리 회사가 성공한 까닭 등등 이런 것을 이야기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생글생글 듣다가 후반에 가면서 내가 듣고 있는 것인지 아까 들은 내용 같은데 그것은 꿈인지 지금 나는 누구인지 뭐 그런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다가 긴 연설이 끝 날 무렵에는 ‘역시 경영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만 마치 우리도 노오력을 하고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들을 도출하고 실천하면 성공이라는 것을 맛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그런 조언들로 마무리 짓는다.
각설하고 매력적인 부제목에 휩쓸려 책을 구입한 것이 발단인데 ‘디자이너’라는 용어를 중의적인 표현으로 쓴 줄 모르고 단편적으로 해석한 그래, 나를 탓해야지.
인문학적 생각과 디자인 요소들의 결합에 대해 이야기 할 것 같았던, <지적자본론>은 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에 관한 그의 철학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각기 다른 문장들로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하고, 반복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주가 된 현 시장에서 ‘제안’하는 것을 우선 순위에 두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한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서점(츠타야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서점은 일반적인 서점과 다르다. ㅡ다르다는 것에는 물론, 5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포함ㅡ 기존 서점의 방식은 필요에 의해 책을 나열하고 고객이 책을 선택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마스다 무네아키가 선택한 방법은 ‘제안’을 통해 ‘소비’를 하게끔 만드는 역발상을 도입한다.
어떤 제안이 고객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지, 어떤 제안이라면 고객의 욕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요리 구역이라면 ‘의식동원의 역사와 실천에 관한 서적끼리 모아 놓자.’ 라거나 여행 구역이라면 ‘예술적 측면에서 마법의 도시 프라하를 안내하자.’ 라는 식으로 고객의 가슴을 파고들 수 있는 제안을 몇 가지 정도 생각해 내고 그 주제에 맞는 서적이나 잡지를 진열해야 한다. 이것은 고도의 편집 작업이다. 서점 직원은 말이 아니라 매장의 진열대를 특수한 방식으로 구성함으로써 자신이 제안하고 싶은 내용을 표현해야 한다. (_74)
즉, 서점의 매장은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잡지, 단행본, 문고본 등의 분류는 어디까지나 유통을 하는 쪽의 입장에서 이뤄진 분류다. 유통 과정에서 정해진 그런 분류를 매장에 그대로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의 욕구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곳은 단순히 판매를 하는 ‘판매 장소’일 뿐 구입을 하는 ‘구입 장소’가 아닌 것이다. 정작 주역이어야 할 고객이 존재하지 않는, 열기가 식은 공간을 만들어 놓고 ‘책이나 잡지가 팔리지 않는다.’라고 한탄하는 것은 착각이다. (_69)
그는 단순히 판매를 위한 판매가 아니라 똑똑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미리 파악하고 더 나은 라이프를 위해 ‘제안’을 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제품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소비자들은 수 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구매를 고민한다. 조금 더 나에게 맞는 상품, 나와 잘 어울리는 제품 이외에 상품이 가진 가치를 구매하고 싶어한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제안할 때 그들의 필요의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제품이 혹은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과 또 방향성을 같이 제시해준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처럼 물건은 국지적(local)이고 선택적(selective)이기에 이제는 제안도 다각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마케팅이 존재한다. 타깃을 정하고 매력을 어필하는 수법을 통해 판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물건을 초월해 그 안에 일종의 철학, 바꾸어 말하면 라이프 스타일의 제안이라는 의미가 들어간다면 그 물건은 국경, 인종, 세대, 성별을 초월할 수 있는 날개를 얻을 수 있다. (_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