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암살자, 아이디어 도둑

팀장이 내 아이디어를 빼앗아, 좋아하는 직원에게 준다면

by 유블리안
"김대리의 아이디어가 아주 탁월한걸?"


어느 날 아침, 유대리는 멘털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그의 아이디어가 회의실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발표되는 것을 듣는다면 어떨까. 그 순간 그는 두 명의 적과 동시에 맞서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그의 아이디어를 빼앗은 '팀장',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덥석 받아 자신의 공으로 삼은 '팀장의 사람'. 이 교묘한 연합 공격 앞에서 당신은 완벽하게 고립된다.


만약 "이거 제 아이디어입니다!"라고 외친다면, 졸지에 팀의 화합을 깨는 질투심 많은 사람이 되거나 리더의 결정에 불복하는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이럴 경우 자존감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갈 것이 분명하다. 팀장은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른다. "어, 유대리의 아이디어 제안 잘 받았어. 그런데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김대리라고 판단했는데. 뭐 문제 있나?"


팀장은 왜 아이디어를 훔쳤을까?


먼저 감정을 배제하고 팀장의 의도를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는 왜 이런 비겁한 수를 썼을까. 아마도 '자기 사람'에게 공을 몰아주어 팀 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속셈일 수 있다. 혹은 그의 아이디어를 신뢰하면서도 실행 능력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어, 가장 믿을 만한 부하에게 맡겨 리스크를 관리하려 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의도이든 분명한 사실은, 그 팀장의 리더십은 자격 미달이며 그 팀은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그 팀장의 처사가 정당화되려면 다음과 같이 얘기했어야 옳다.


​"유대리가 나한테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너무 기발하고 좋은 것 같네. 혼자 할 수는 없으니 우리 모두 업무 분장을 통해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유대리, 고생 많았어요."


​이렇게 공은 공대로 인정해 주고 팀원들이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령처럼 움직여 판을 설계하라


공식적으로 아이디어와 관련 없는 '유령'이 되었다면, 이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판을 흔들어야 한다.


​질문으로 증명하라: 회의에서는 날카로운 '평가자'의 가면을 쓰고 아이디어의 핵심 허점을 짚는 질문을 던져라. 아이디어의 원천과 진짜 전문가가 누구인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지원으로 주도하라: '공격적인 지원'을 자처하며 프로젝트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라. 명분은 남에게 주더라도, 실질적인 '엔진'이 되어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이다.


​기록으로 축적하라: 모든 기여는 반드시 팀장과 관련자를 참조한 이메일로 남겨라. 이 기록들은 훗날을 위한 그의 '블랙박스'이자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




결국 이 모든 전략은 이 지옥 같은 팀에서 버티기 위함이지, 계속 머무르기 위함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리더가 부하의 공을 빼앗아 자기 사람에게 주는 조직은 더 이상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유령 전략'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모든 기록과 결과물을 당신의 '이직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야 한다.


​이 수확물이야말로,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