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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Oct 16. 2020

행복하기 위한 자격

임마누엘 칸트의 행복론

행복하기 위해서도 '자격'이 필요하다면 너무 가혹할까?



건조한 대화 중에 임마누엘 칸트의 '행복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행복에 대해서 대학생 때부터 줄 곧 고민했던 시간이 있던 사람이라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우리는 보통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해왔는지도 모르겠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1차원적인 것들을 간단히 해결하면서 사는 것. 그것이 행복 혹은 자유라고 생각했다.


  


 


칸트의 요지는 행복하려면 행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어떤 필연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선별을 통해서, 검증을 통해서 부여되는 '자격'이라는 것이다. 

 

칸트의 철학 자체가 18세기 이후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보았을 때, 특히 그의 철학 대부분이 비판적 철학의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볼 때, 그가 말한 행복에 대한 정의가 이해가 된다. (칸트는 스스로의 철학을 '비판철학'이라고 불렀다.) 또한 윤리학을 연구하면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도덕을 강조한 것 또한 동일한 맥락이다. 결과보다 동기를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행복이라는 결과보다는 자격이라는 동기에 더 무게를 실었다.  

 

 그렇기에 행복을 논할 때 그는 장소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적인 '가언 명령'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의무로서의 명령인 '정언명령'을 줄 곧 주장했다.  

 

그 정언명령의 첫째가 누구든지 어떤 행동을 할 때 스스로 생각해 보았을 때 다른 모든 사람이 그와 같은 행동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떳떳해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둘째는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위하라는 것이다. 즉, 모든 인간의 평등한 존엄성을 강조했다.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에 대해서 모든 면을 인정하고 가치를 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누려야 할 '행복'이라는 최상위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자에게도 행복의 자격이 있을까?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은 자에게도 행복이 필요한 걸까? 혹은 저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어 그러니까 행복해야 해 하는 식의 동정심을 기반으로 한 행복의 자격도 괜찮은 걸까?   

 

행복과는 동떨어져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이 시대가 괜찮은 걸까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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