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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좋은나 Sep 13. 2023

건축도장기능사 도전의 이유 4

별 걸 다 하는 중입니다


● 현재 그가 하는 일 ●               


그는 현재 법적으로 전 부인인 내 명의의 사업자에서

실장이란 직함을 갖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겸 현장 소장일을 하고 있다.      


지난 2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해온 덕에

남편은 지금 혼자서 영업, 마케팅, 계약, 디자인, 감리 업무를 다 한다.   

            

남편은 상업 공간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다.      

(주거도 할 수는 있지만 어지간히 큰 공사가 아니라면 되도록 하지 않으려 한다.)     


미술을 전공한 남편에게 매 현장은 포트폴리오가 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자신의 기량을 더 펼칠 수 있는 상업공간을 주거공간보다 더 선호한다.               


나는 남편이 내 명의의 사업자로 새 출발을 했을 때, 월세를 내기 싫다는 이유로 상가도 매입했다.    

 

못준 돈 때문에 무너지고 쓰러졌던 내 남편의 어깨를 억지로라도 세워주고 싶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잘 관리된 높은 내 신용과 부동산 침체기 직전이라는 시점 덕에 100% 대출로 매입했다.     


그 상가를 지금 인테리어 사무실이자 자재와 비품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사무 가구에만 돈 1천만원을 들여놓았음에도 남편의 사무실에는 간판이 없다.      


여기 있노라 말 하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판 하나 없이 남편은 매 달 고객을 만나고 디자인을 하고 계약을 하고 공사를 하고 있다.      

         

새로운 출발을 할 때엔 정말 작은 공사만 겨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솔직함과 차별화로 고객과 신의를 쌓아왔고 성심성의껏 일해왔다.     


넘어져 봤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내 명의 사업자 뿐만 아니라 그를 선택한 클라이언트들도 넘어지지 않도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과 도움을 주며 일을 한다.



 진심이 통한 것인지 이제는 고객들이 해주는 소개도 늧었고 업체  중개 플랫폼에서도 후기가 매우 좋다.

이제는 업체지정컨택을 받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그는 배가 좀 불러진 건지  아쉬움이 없어 보인다.

물 들어 올 때 노를 저었으면 싶은데 이것 저것 따지는 게 많다.


비록 공사를 한 달에 한 건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을 가리고 사람을 가린다.     

 

22억짜 계약을 하고 원청 부도로 줄도산을 한, 제대로 데여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이해는 된다.     


그래서 아니다 싶은 일은 돈이 고프다고 해서 억지로 하라고 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도 직접 만났을 때 아니다 싶은 사람과는 일 하지 않는다.    

  

고객만 남편이라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남편도 나름 고객을 견주고 비교하고 고른다.      


남편의 천성이 그런 것도 있고, 과거의 아픈 경험이 있어서도 물론 고르고 고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다.


아무것도 없다가 이젠 지킬 것이 작게나마 생긴 내 명의로 된 사업자이기 때문에 남편은 더더욱 조심하는 편이다.


그런 점이 고맙기도 하고 때론 안쓰럽기도 하다.


거기다 더해, 남편은 내게 생활비는 적게 주는 한이 있더라도 필요한 공구 구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 통장으로 들어오는 공사 대금은 무조건 공사가 끝난 후 정산해서 급여식으로 인출을 한다.       


공사비용을 공사 기간동안 절대 개인적인 용도로 끌어쓰지 않기 때문에 공사가 안정적으로 마무리까지 가능하다.

              

남편이 사업을 시작한 이래 공정별로 소요되는 자재 업체나 일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단 돈 1원 하나도 미수금이 없다. (원청이 법인 파산을 해서 못받아 못 준  그 돈만 딱 제외하고 말이다.)          

         

일당으로 일하는 공정별 팀들에게도 일이 끝나는 날에 바로 돈을 지급한다.     


그러다보니 업체 사장님들은 언제나 우리 업체의 일을 우선해 주고 다른 곳보다 더 세심하게 공을 들여 주신다.

    

작업 내내 딱 붙어서 감리라는 이름으로 감시하는 남편의 정성도 있지만,      

사장님들과는 모두 10년 이상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협업의 시너지가 훌륭한 편이다.     


지난 세월동안 이미 가려질 만큼 가려진 분들이라 정말 모두들 실력도 좋고 내 일 같이 해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하다.

(10년 이상 함께 해올 수 있듯 그 분들의 실력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그래서 내 사업자는 부가 신고는 물론 지방세든 국세든 체납도 전혀 없다.  


렇게 넘어졌다 일어난 경험으로 남편은 정성을 들이고 솔직하게 일하고 있고 열심히 그리고 또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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