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있을까?
지금 내 상황.
살고 있는 엄마 집의 전세가 빨리 빠져야
다자녀 특공으로 분양 받은 새 아파트. 내 집으로 입주를 할 텐데.
언제 빠지나 하는 걱정이 자꾸만 되어 잠도 잘 오지 않는다.
내가 특별히 예민한 성격인 것도 아니고,
큰 일에도 호기롭게 무던하게 늘 살아왔는데
어쩐 일인지 해가 갈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이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가위를 거꾸로 매달아 놔야 하나?
부적을 써야 하나?
전세가를 터무니 없이 낮추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단 걸 알지만
대출이 있는 집이다보니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매매를 하자니 어쩐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집의 청소 상태는 5인 가족, 아이 셋이 살다보니
사실 모델하우스처럼 깨끗하기 힘들다
하지만 내 상황에서는 최고의 노력을 들이고 있다.
화장실 청소는 거의 매일 하기에 평소대로 유지 중이고,
향초도 켜두고, 불도 잘 켜두고.
우리집이 가진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사실 나 다 망해서 들어온 이 집에서 일도 사랑도 가정도 모두 잘 지키고, 잘 됐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쓰고 대출이자로 버티는 삶에 현타가 오는 것인지 불안함이 급습한다.
몸빵하며 존버를 하는 것도 한 두 해지.
나는 왜 이리 매 달 매 일이 딸깍 고개의 연속인지
주체를 잃은 원망을 쏟아버릴 곳도 없다.
모든 것이 내 선택이었고, 모든 것이 우리의 최선이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하여 덩치를 이만큼이나 불리고 키우고 늘렸지만.
내 삶이 제로 베이스와 비교해 달라진 건 그다지 없다.
여전히 전전긍긍.
윗돌을 빼 아래에 괴고, 아랫돌을 빼 위에 얹고.
돌 하나 더 주워 모으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이렇게 쌓고 또 쌓고 위태롭지는 않았을 텐데.
기껏 모은 돌을 매만지고 아끼기는 커녕 쓰러질까 무너질까 걱정하며 위태로움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온 우주가 돕는 난데, 매번 도와 달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지경이다.
그래도 도와줘, 우주야!
이렇게 버티며 용을 쓰는 것이 짠하리만큼 기특하잖니?
전세가 빨리 빠지는 방법을 고민하다 또 나를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