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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좋은나 Nov 27. 2023

납세의 의무는 다하지만 힘은 든다

11월에도 세금이 나가다니, 종소세 예납!

안녕! 하고 돌아서면 이내 안녕? 하고 다가오는 이 지긋지긋한 세금!!!


돈을 많이 벌었다면 당연히 세금을 많이 내어도 좋을 것이다.

내야 할 세금을 가리고 숨길 정도로 내가 양심이 없지는 않다.


다만 내게 부과되는 세금이 많이 벌어서 많이 낸다 싶을 정도도 비록 못되지만

일단 세금 하면 뒷목부터 잡게된다.

"또? 아... 부담스러운데."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건 사실이다.


그래, 내 나라에서 국민인 나를 어여삐 여겨

한 꺼번에 다 내려면 부담스러울테니 쪼개서 내게 해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도 좋다.

다 좋다, 인정한다! 그리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이리 저리 자꾸 나오니까!

일년에 한두 번이 아니니까!

세금을 낼 때마다 나는 격하게 부담스럽고 힘이 든다.


1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인 내가

급여에서 세금을 먼저 공제한 후 받게 되는 근로자가 아니다보니

세금 고지서가 날아올 때마다 가뜩이나 여려지고 약해진 내 심장이 발랑발랑 쿵떡쿵떡 한다.



며칠 전 뜬금없는 세금 고지서를 또 받았다.

종합소득세 중간예납세액 납부 고지서.






정말 이 세금이란 것은 당연히 내야 하는 것임에도

자영업자에게는 애환이 아닐 수 없다.


그래, 힘드니까 자영업자라는 그 말, 꼭 맞는 말이다.

아무리 구멍가게라고 해도 한 책임의 개인사업자는

근로자보다 피고용인보다 훨씬 더 더더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가 되는 건 나 스스로가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세금을 향해 투덜거리고는 있어도 이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적어도 아이들을 케어하며 내 일을 조절해가며 돈을 벌 수 있으니까.

회사에 얽혔다면 아이 셋을 돌보며 일을 하고 살림하고 공부하는 것 까진 못했을테니까.





10월에도 부가세 예납 고지서가 날아와 일부를 먼저 내었다.

하지만 11월의 종소세 예납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12월에는 확정 부가가치세를 내야하고,

반기로 신청해두어서 6개월간 해온 공정별 인건비 신고에 대한 지방세와 소득세도 한꺼번에 내야한다.


1월에는 자동차세도 두 대 연납해야하고.

개인과외교습자 현황신고도 해야한다.


이렇게 돌아서면 나타나고 또 나타나는 세무일정은

매달 도돌이표가 되어 나타나는 카드값과도 같은 맥락이다.


상업공간 인테리어는 겨울만 되면 가뜩이나 일이 없으니,

이걸 또 어찌 맞추나 하며 시름이 더해진다.


이번에도 아주 죽어라 죽어라 하겠구나 하고 예상을 하며 대비는 하고 있지만.

11월 말인 지금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세금을 또 후려 맞았다.

5월에 종소세 신고를 끝내고 부과받는 종합소득세 마저도 이렇게 예납을 해야하다니!



아파트 잔금 대출 때문에 올려두긴 했으나,

애매하게 모자라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했던 작년 소득 덕인 듯 하다.

괜히 소득을 올려놓아서 이렇게 또 피를 보는 구나.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통장에 돈이 꽂히면 신나게 쓰고 빈 곳도 메우고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로서 매 달을 겨우 버티는 실정이기에 세금을 낼 때면 손이 절로 떨린다.


이번 소득세 예납은 카드 결제를 했다.

수수료를 조금 더 내야하지만 카드사 무이자 찬스를 사용하여 3개월로 긁었다.


이사 때문에 잘 하고 있던 일을 반으로 줄였고,

다음 달은 사회복지 실습으로 인해 전혀 일을 할 수 없다.

새해부터는 새 보금자리에서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해야하고

안정될 때까지 나는 가슴 졸이며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동안 내 소득이 확! 줄어든 상황이라 근심이 더하다.


쓴맛 나는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하고 맞이할 인생의 단맛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열심히 벌어 꼬박꼬박 세금을 잘 내는 성실납부자의 역할을 다하였다.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에 속하지 않는가!


원청의 파산으로 돈 못 받아 하청에 못 주고

사업을 말아먹은 건 남편의 잘못이고 그가 감당해야할 몫이지만

그 때에도 재무를 맡아보던 나는 빚을 내서라도 세금만큼은 밀리지 않고 다 내었다.

성실신고대상자로서 국가가 부과한 건 충실히 다 냈다.


개인 사업이 망했다하더라도 국가에 폐를 끼치면 안되니까.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고,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종소세 예납처럼 카드 빚을 내서라도 나는 세금만큼은 잘 내고 있다.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사업자는 되지 말아야지.

하지만 세금 내느라 힘이 든 건 사실이다.


세금이 더는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잘 벌고 싶다.

카드 내역서를 보며 다짐을 해본다.

새로운 출발을 향한 기대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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