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가 보내 준 계약서를 썼다.
지망생 떼고 웹소설 작가가 되었다.
3년 정도 웹소설이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저 정도면 나도 쓰겠다 싶은 얄팍한 자만심으로
벽 보고 혼자 웹소설을 써왔다.
시간이 날 때, 생각이 날 때 설렁 설렁 하지만 쓸 때만큼은 진지하게 열과 성을 다해 썼다.
물론 내 글을 무료연재 한 적도 있지만 대단한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글을 두고 투고, 출판, 판매와는 거리가 멀다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모임에서 만난 다른 지망생이 출간했단 소식에
문득 나도 나의 한계가 어디인지 시험해 보고 싶어졌다.
승부욕이라고 하기보다는
발전이 없이 정체 되어있는 내 글을 조금 다듬어 보고 싶기도 했다.
나 스스로 내 글에 느끼는 한계가 분명했다.
웹소설이라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순수문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볍다.
그래서 딱 하나의 출판사에 휘리릭 새로 쓴 단편을 투고했고,
그날 바로 전자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단편이기 때문에 2교 수정정도로 완고가 나왔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디자인 표지도 제작에 들어가있는 상태다.
첫 작품이 선보일 플랫폼에 넣었던 심사도 끝나 프로모션을 받고 론칭을 코 앞에 두고 있다.
그 일이 진행된 한 달 남짓 기간동안 급하게 쓴 두번째 단편 역시 계약했다.
수정에 들어가서 아직인 첫번째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의 디자인 표지가 먼저 나왔다.
마음에 들었다.
아마 한달 뒤 다른 플랫폼에서 론칭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한 출판사와 단편 세 개를 연이어 계약했다.
그 출판사와 내 글이 결이 맞는 것인지
나의 글이 웹소설로서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는 이번엔 다른 출판사에다 이전에 썼던 글을 투고했다.
반려비가 내렸다.
투고를 하는 것은 거절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란 걸 배웠다.
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하는 것은 꽤나 속이 상하고 마음이 쓰리다.
게 중 친절하게 코멘트를 남겨준 출판사 담당자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보내왔다.
기본적인 구성, 이야기, 전개를 끌어가는 필력 모두 좋다고 칭찬은 해주었지만
역시나 나의 예상처럼 너무 현실적이고 무거워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글을 읽는 독자가 주인공들에게 바라는 판타지를
내 글은 현실적인 말과 행동으로 깨고 있다.
그래, 나는 좋다고 재밌다며 쓴 글이지만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이런 평을 받는 내가 언제까지 웹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갓작가까지 되지 않더라도 들어본적 있다싶은 네임드 작가가 될 수 있다면
그 때엔 반려받은 이 글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끝까지 내 자식같은 이 글을, 초심으로 한자 한자 적어 만든 이 작품을 절대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려받은 이 글을 세상에 내놓을 때까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대중의 입맛에 맞는 글을 써야 하겠지만, 그것 역시 나의 능력이 아닐까.
그 후에 내가 쓰고 싶은 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면 될 테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지금 보다 나은 글을 쓰길.
그래서 이 반려 받은 글을 나의 습작이었을 뿐이라며 부끄러워 하게 될지라도
매일, 매번, 매 작품 나의 글이 조금씩 더 나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