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애호가라도 흡연옹호론자는 아니다1

여성 흡연은 해본 나도 반대한다.

by 딱좋은나


비록 내가 흡연애호가라 할지라도, 흡연이 잘 하는 짓이라고 옹호하지는 않는다.

특히 여성 흡연에는 나 역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


요즘 뉴스를 통하여 여성과 남성의 흡연 비중이 역전되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간단하게 길거리만 나가도 예전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흡연하는 여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만약 내가 담배를 피던 시절이 지금과 같았더라면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남들 안하는 것에 꽂히는 편이지 남들이 다하는 것엔 별로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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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성의 흡연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라도 이 사회에서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소중한 아기씨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가지고 있기에,

사회적 비난이 여성흡연에 더해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성 흡연가여서 여성 흡연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나는 그리 생각한다.


하지만 여자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은 되도록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살 때였다.

쉐어하우스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나와 시드니의 건물 사이의 바람에 싸대기를 맞으며 담배를 피우던 때였다.

스모킹 존이 따로 지정되기 전이라 걸으면서 담배를 피던 사람도 많았었다.

그러다 내 시선에 걸린, 임신을 한 채로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을 보며 쇼크를 받은 적이 있다.

나 역시 그 때 손에 담배가 들려있었지만 그 여자들을 보며 저절로 쌍욕이 나왔다.


"와, 그런데도 애들이 정상으로 잘만 태어나는 거 보면 저 유전자들이 담배에 강한 건가보네요."


순진하게도 임신 중에 담배를 피면 무조건 장애 있는 아이를 낳는다 생각했었던 것 같다.

임신 중에만 안피면 될거라는 자기 위안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때 호주에서 꽤 오랜기간 살던 사람이 그랬다. 자신의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그래서 겉은 멀쩡해도 여기가 안 멀쩡한 것들이 많지, 여긴."


호주의 정신질환자들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나는 잘 모른다.

통계학적 수치까지는 찾아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가 호주에 거주하는 동안 지체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를 마주칠 경우가 꽤 많았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장애가 있으면 시설에 있든 집에서 잘 나오지 않아 안보이는 것이고

복지정책이 잘 된 이 나라 사람들의 훌륭한 박애주의로 인해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다.


호주인이 상대적으로 정신질환자의 비중이 더 높아서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건 정확한 수치로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의 사견입니다. 시비 금지)


그랬기에 저 대답은 내게 정말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겉으로 드러나는 장애만이 장애가 아닌 것이었다.

내 친구 담배는 정말 안팎으로 존재감이 확실한 녀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이 높은 노란색의 롱비치를 사서 피우던 마쵸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자신이 금연을 6개월 이상 하고 임신을 했지만,

큰 아이가 많이 아팠을 때 나는 나의 흡연을 원인으로 생각했다.

그저 나의 즐거움이자 행복이었던 흡연이 아이에 빗대어서는 씻을수 없는 나의 과오가 되었다.


'만약 내가 비흡연자였더라면 이 아이가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죄책감의 무게는

엄마가 된 내게는 버거울만큼 무거웠다.

그 덕에 나는 거의 8~9년 이상을 단 한 모금도 흡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간접 흡연도 내 아이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흡연가인 남편도 아이가 어릴 때엔 집에서 가족과 함께일 때 흡연 금지,

밖에서 입은 옷은 귀가와 동시에 환복 및 세탁의 룰을 지켜야 했다.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임신 출산이 끝난 후 피세요, 여성분들.

너는 피워놓고 왜 우리에게 그러냐 하시겠지만, 해보니까 알겠네요.

마흔이 넘은 후로 건강 검진마다 폐에서 간에서 뭐가 나올까 싶어 쫄아요.

술을 먹고 담배를 필 땐 언제 어떻게 죽어도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살고 싶을 때 죽을까봐 겁이 납니다. 그런 나이가 되었어요.

아직은 아이들 때문에 나는 좀 더 멀쩡히 살아야 해서, 흡연을 되도록 멀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이라도 담배를 입에 물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건, 나는 이미 임신과 출산을 끝낸 몸이라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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