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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좋은나 Jul 21. 2023

나도 카드 만들어 줘!(어린이 용돈)

낳은 김에 키웁니다 13

들어가기 전에.

어린이 용돈과 관련하여 퍼핀을 이용하기 시작한 사적인 경험담입니다.

퍼핀과 아무 상관 없으며, 해당 업체를 광고 하고자 함도 아닌 글입니다.

태클 금지, 오해 금지!



나에게는 초등학생 고학년 딸이 둘이 있지만, 용돈을 따로 주지는 않고 있다.

우리집에서는 용돈을 받는 그 순간부터

집에 있는 컵라면 하나, 과자 한 봉지를 먹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돈을 반드시 지불해야만 한다.

누구에게? 엄마나 아빠에게.

부모의 돈으로 사 놓은 집안의 그 무엇도 공짜로 먹거나 쓸 수 없다.

왜냐하면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았으니까.

- 내 교육관이다.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무리 부모 것이라해도 말이다.


처음에는 그래도 좋다고 했던 딸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들이 불로소득으로 얻었던 명절 용돈을 단기간에 다 탕진하고  후로는 용돈 달라 소리를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집에는 용돈을 합법적으로 벌 수 있는 기회가 여러가지 있다.

착한일을 하고 아빠로부터 별 10개를 받게 되면 1,000원을 얻을 수 있고,

엄마로부터는 문제집 한 권을 끝내면 10,000원을 받을 수 있다.


집안일을 도와서 각기 다르게 책정된 용돈을 획득하여 주 마다 합산하여 받는 방법도 써봤는데,

노동력 대비 급여가 적다고 느꼈는지 아이들은 몇 달만에 일을 안하고 돈을 안받겠다고 했다.


지독한 엄마인 나는 싼 맛에 딸들의 노동력 착취를 하려다가 제대로 실패했다.





용돈이 필요할 때면 아이들은 갑자기, 단기간에 한해 세상에서 둘도 없을 착한 딸들이 된다. 온갖 알랑방귀를 껴대며 엄마 아빠의 비위를 맞춘다.  왜 이러나 하고 지켜보면 결국 그 끝은 늘 용돈이다.


또 우리 딸들은 엄마 아빠라는 낚시터에 밑밥을 던지듯

끊임 없이 "이거 먹고싶어, 이거 갖고 싶어, 이거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한다.

'응 안돼, 아니 안돼' 하는 엄마의 연속된 거절에도 끄떡 없다.

이게 아니면 저걸 던지면 돼지 하는, 

거절에 굴하지 않는 기백이 차고 넘치는 딸들이다.


백 개를 꺼냈다가 그 중에 하나 둘만 이루어져도 만족한단다. 10 중 8,9는 안될 걸 저도 이미 알고 있다며.


뭐든 다 하고 싶고 다 먹고 싶고 다 갖고 싶은 아이들이지만

포기도 빠르고 소박한 것에 만족하는 우리 딸들은

주머니도 마음도 가난한 내게 더 없이 안성맞춤이다.






그러던 딸들이 어느날 내게 굳은 얼굴로 면담을 신청했다.


"나도 친구들이랑 팥빙수도 먹고 마라탕도 먹고 코인 노래방도 가고 싶은데, 나만 용돈을 안 받아서 못 가.

엄마는 친구한테 얻어먹는 것도 안된다며. 돈도 빌리지 말라며! 그러니까 나도 앞으로 용돈 받을래!"


"현금을 가지고 다니면 잃어버릴 수도 있고,

그 돈이 누구 것인지도 모르지만.

카드는 아무나 쓸 수 없고,

잃어버려도 사람들이 잘 찾아주잖아.

어디에 썼는지 엄마가 다 알 수 있고

나는 현금 가지고 다니면서 불안하지 않아도 되니

나도 딴 애들처럼 용돈 카드 발급 해줘!"


작당이라도 했는지 딸 둘은 오랫만에 한 마음 한 뜻으로 용돈의 정당성와 당위성을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용돈을 운용하기 위한 카드라는 방법까지 제시하며.

그러나 소비요정들인 딸들이 마주할 용돈의 말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나이기에 이야기를 듣는 내내 표정 한 번 바꾸지 않고 이야기를 그저 듣기만 했다.


준비한 말이 끝났는데도 내가 반응이 없자 아이들은 눈짓을 주고 받더니 전략을 바꾸었다.


"엄마, 제발요. 저도 카드 갖고 싶어요. 딴  애들은 다 자기 카드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 제발요!"


동정에 호소까지 더해 나에게 애원했다.


"응, 안돼."


단호한 거절에 아이들은 "엄마 미워!" 하고 아빠에게로 가 다시한번 레파토리를 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집 전권은 모두 내게 있다. 아빠는 그 어떤 힘도 써줄 수가 없다.




사실 아이들에게 솔직히 말을 안했지, 얼마 전에 나는 이미 은행에 가서  아이들 용돈 카드 발급 가능 여부를 문의했었다. 그리고 은행 직원으로부터 만 14세 이하이기 때문에 카드 발급이 아직은 불가하다는 답을 듣고 돌아왔다.


아이부자인지 하는 어플도 잠시 생각해봤는데, 나와는 연이 닿지는 않았다. 아이들과의 면담이 있은 얼마 후 우연히 인스타그램 홍보로 퍼핀을 알게되었다.


까만 카드가 마음에 쏙 들었다.


아이들이 그렇게나 원하는 카드를 만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인스타 그램 홍보 사진과 우리 딸들의 용돈 카드 두 장



퍼핀 이용 방법

1. 엄마인 내가 먼저 퍼핀 어플을 깔고 회원 가입을 한다

2. 아이 정보를 입력하고 아이에게 어플 가입 추천 문자를 보낸다

3. 아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어플을 깔고 회원가입을 한다. (1,000원의 보너스가 생긴다)

4. 용돈 계약을 맺고 아이가 받을 용돈의 주기와 금액을 엄마가 설정한다.

5. 엄마의 계좌를 통해 엄마 계정의 퍼핀에 을 충전한다.

6. 아이는 지정된 날짜에 용돈을 받거나, 금융학습 보상으로 엄마가 지정한 만큼의 금액을 얻는다.

*엄마가 필요할 경우 아이에게 바로 용돈 보내기를 할 수 있다.  애들에게 심부름 시킬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우리 딸들은 매주 월요일 2,500원을 지급 받는다.

그리고 퍼핀월드 학습 보상은 한 문제당 20원이다.


사실 매월 1일에 4천원 받는 것으로 용돈계약을 설정했다가, 극적으로 어제 재협상을 했다.

모두가 동의한 금액은 학교에 가는 매일 500원씩, 일주일에 2,500원이다. 용돈이 없는 주말에는 집에 있는 간식을 그냥 먹을 수 있다.

친구들과 무언가를 먹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이또한 딸들에게는 불로소득이니 이 정도에 만족해야한다. 배가 부르도록 첫 술을 크게 떠 먹일 생각이 나는 없다.


딸들의 친구들이 소비하는 금액에 비하면 절반이나 절반이하의 금액이라한다. 하지우리 딸들은 돈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이미 몸소 겪어 봤기에 이 금액도 감사하단다.


"엄마, 별이나 문제집 풀면 받는 용돈은 그럼 이제 없어지는 거야?"


어떻게 해서든 돈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남겨두고 싶은 처절한 외침이다.


"그건 그대로 둘게." 하는 내 대답에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나는 그런 딸들을 지켜보는게 귀엽고 재밌다.


사실 별에는 마이너스 제도가 있어

잘 하면 하나 두 개를 얻지만

잘못을 하면 두세 개씩도 감점 될 수 있다.

그래서 별 10개를 얻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 단, 아빠는 가끔 기분파라 한꺼번에 별 10개를 하사하며 아이들의 기분을 한껏 올려주기도 한다.


문제집 1권 다 풀면 만원 같은 경우에도,

나 같으면 그런 조건에 아싸 하며 여러 수십권을 풀 만도 한데 우리 딸들은 도통 학습엔 취미가 없는 것인지 한 학기 내내 1권을 다 못 풀 때도 있다. 특히 둘째 녀석이.






"엄마, 나 이거 카드 되는지 한 번 써봐도 돼?"


간식 파는 가게에서 큰 딸이 전화가 왔다.


" 꺼니까 니 알아서 하세요. 나는 니 용돈 어디에 얼마를 쓰든 관여 안합니다. 준 걸로 끝이에요."


쿨한 허락이 담긴 내 대답에 아이의 목소리가 한껏 올라갔다.


"응! 엄마 고마워!"


고마울 일도 참 많다.

나는 아직 용돈을 충전해주지도 않았고,

회원가입 이벤트로 축하금 1천원을 받은 걸 쓰는 것인데.

제 돈을 쓰면서도 내게 고맙다고 하다니.



"엄마 나도 써 볼게~언니가 카드 써진댔어!"

얼마 뒤 둘째 딸도 간식을 하나 사 먹었다.

첫째랑 달리 구입 내역을 인증샷까지 찍어두어서

내 계정으로 그 모습이 확인 가능했다.

이 어플 참 신기하고 재밌다.



이제 우리 딸들은 하루 15분으로 설정된 휴대전화 사용시간 중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 해 퍼핀월드 금융학습을 한다.

80~100원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은 얼마를 받았다며 나에게 자랑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용돈을 얻게 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몇 십원 얻는 건 집안일 돕기랑 별반 차이가 없는데,

이건 노동력이 그다지 들지 않으니 만족할만한 보수가 되나보다. - 약았다, 누굴 닮았는지!




이렇게 용돈 카드를 좋아할 줄 알았다면 진작 해줬을 걸 싶다. 그래봐야 아이들에게 설정한 돈은 한달에 최대 13,000원인데!


앞으로 딸들이 어떤 방식으로 용돈을 얻고 모으고 소비할지 기대된다. 덧붙여 바라건대 초등 고학년 두 딸의 경제 관념이 단단하게 자리잡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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