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상가에서 무방비로 마주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중학생 커플들이다.
이 상가는 학원, 커피숍 등이 있어 주로 동네 사람들이 드나들어 아는 사람 한둘쯤은 꼭 만나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중학생 커플의 애정행각이 심각하다.
어찌나 스킨십을 해대고 붙어 있는지.
눈 둘 곳이 없다. 민망한 건 왜 항상 보는 사람의 몫인가.
남의 눈을 개의치 않고 입을 맞추고 끌어안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참아야 할 말을 입 밖에 내고야 말았다.
요즘 애들은, 진짜 거리낌이 없어.
아니, 내가 이상한 거야?
요즘 애들은? 이거 많이 들어봤는데!
이 말 진짜 꼰대의 필수 단어 아닌가!
아뿔싸. 나는 마흔에 꼰대가 되어버린 것인가.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아이들을 대할 때 꼰대 같은 말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뜨끔할 때가 있었다.
엄마가 경험해 봤으니 알려주는 거야.
게임, 그게 뭐라고 그렇게 재미있어? 그냥 시간 낭비지.
이게 유행이라고? 뭐가 이렇게 복잡해? 못해 못해. 나랑 안 맞아.
아이에게 교육을 한다는 명목 하에 꼰대 필수 어를 얼마나 남발하였는가.
나도 안다.
예전에 주변 어른들이 본인이 경험한 것만을 마치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답답했다.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강요받는 느낌에 거부감이 생겼다.
경험의 질은 나이와 비례하지 않은데 매번 가르치려는 태도는 좋지 않다 생각했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나만의 꼰대 방지 비법을 생각해 봤다.
첫째, 인정하기.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괜히 아는 척 하기 금지.
둘째, 배우기. 애들 문화라고 무시하지 말고 배우려는 척이라도 하기.
셋째, 존중. 나보다 어려도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봐주기.
이렇게 꼰대 생각에 빠져 있는데, 한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진짜 문제긴 문제야.
지금 라떼는 나온 거야?
삐뽀삐뽀! 이것은 꼰대어! 나는 바로 맞받아쳤다.
라떼는 이 말, 꼰대들이 하는 거잖아. 우리도 꼰대처럼 되지 않게 노력은 하자.
그렇게 안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아, 나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그 누구보다 꼰대처럼 길게도 설명했다.
아차.
또 꼰대 같았구나. 꼰대에서 멀어지기 위해 갈길이 멀다.
그래도 뭐 이 정도면, 노력하는 꼰대는 될 수 있지 않을까?
내 비록 서서히 꼰대가 될지언정,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으리.
나 또 꼰대 같았어?
모르면 가르쳐줘라. 잘 배워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