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고고
이 소리는 내가 앉을 때 한숨처럼 나오는 소리다.
웃챠!
이 소리는 내가 일어날 때 기합처럼 나오는 소리다.
아이가 운동화 끈을 묶어 달라고 한다.
신발끈을 묶어주며,
너어는 에고고고,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웃챠! 신발끈을 못 묶는 거야!
아이들이 합창하듯 에고고고 웃챠 흉내 내며 한참을 웃는다.
그 모습에 웃겨서 나도 같이 깔깔대며 허리를 재껴 웃다 허리를 삐끗했다.
아. 내 몸뚱아리 이게 무슨 일이야.
곡소리가 숨 쉬듯 튀어나오는 나는 바야흐로 40대에 들어섰다.
마흔에 들어서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구나를 느낀다.
나는 운동도 안 하지만, 무리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체력 저하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그러고 보니 몇 가지 이상 징후들이 관찰되었다.
첫째, 아이를 재우다 내가 먼저 잠이 든다.
이건 내가 아이를 재워주는 것인가 아이가 나를 재워주는 것인가.
둘째, 냉장고를 열고 왜 열었는지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아졌다.
냉장고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다가 괜히 주스 한 컵을 따라 자리에 앉는다.
셋째, 집 앞 마트에 장을 보러 다녀오면 방전된 휴대폰 마냥 소파에 몸을 던져 가만히 충전을 한다.
하루 일정이 집 앞 마트라니! 이건 아니잖아.
나도 한때는 체력이라면 자신이 있었더랬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날 멀쩡히 정신으로 출근을 했었다.
아, 젊을 시절을 팽팽 놀았던 대가를 지금 치르는 것일까.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건강검진 이후 받는 성적표는 그 어느 때보다 심장이 두근거리니 말이다.
내가 생각하던 마흔은 우아하고 건강한 모습에 가까웠다.
이럴 순 없다. 내가 돈이 없지 시간이 없는 건 아니잖아! 운동을 허자!
오늘부터라도 시간을 쪼개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기로 결심했다.
운동 첫날.
공원을 열심히 돌았다. 만 이천 보!
아프던 허리가 나아지는 기분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가 보다.
개운하다. 이럴 때 사람들은 이런 말 하던데 오. 운. 완.
아쉽게도 너무 허기가 져서 라면과 아이스 라떼를 흡입했다.
이것도 반쯤 성공이라고 해두자.
둘째 날.
비가 온다. 아쉽게도 오늘은 쉬어야겠다.
대신 건강하게 샐러드와 과일, 그릭요거트로 식사를 했다.
이것도 반쯤 성공 같은데?
셋째 날.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아서, 아쉽게도 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지름길을 알고 있는 탓에 나도 모르게 공원을 가로질러 와 버렸다. 칠천보.
나물을 맛있게 무쳐 건강한 한 상 차려 밥을 먹었다.
이 정도면 완벽한 성공 같은데?
넷째 날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괜찮다. 작심삼일도 세 번 하면 열이 넘는다.
아직도 에고고고와 읏챠 사이를 오가고 있지만,
오늘도 한 번 일어났으면 그거면 된 거지.
오늘도 마흔의 생존 기합을 외치며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켜보자.
에고고고 읏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