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사랑이야기는 기본서비스입니다

by 유유


연애 6년+결혼생활 11년 차.

우리 부부에게는 그 어떤 운명적인 사건도,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갈등도 없었다.

뜨겁게 불타오르지도 않았고,

차갑게 식어버리지도 않은 채,

처음부터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사랑해 왔다.

사랑의 불꽃쇼? 우리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


17년이다. 강산이 거의 두 번 바뀔 시간.

이쯤에서 사람들은 궁금해하겠지.

권태기는 없었냐고. 나의 대답은 NO.

신기하게도 우리는 권태로울 틈이 없었다.

뜨겁지 않았기에 타버릴 일도 없었고,

차갑지 않았기에 얼어버릴 일도 없었다.


물론 17년 전과 지금의 우리가 같을 수는 없다.

주름이 늘었고,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으며,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의 깊이가 달라졌다.

온도는 그대로인데 사랑의 모양만 조금 변했을 뿐.


앞으로 펼쳐낼 이야기는 남편을 만남으로 인해

180도 바뀐 삶을 살게 된 어느 여자의 이야기다.

신데렐라 이야기냐고? 아니.

화려한 영웅담이나 신화는? 그럴 리가.

양은냄비처럼 팔팔 끓다 식어버리던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 평생 식지 않는 무쇠솥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담긴 일종의 성장스토리이다.

거기에 사랑이야기는 기본서비스.


우리는 오늘도 유유하게 흐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