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브런치를 훔쳐본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까발리겠다

by 유유


엄마가 내 브런치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애정하는 글 하나 링크만 보내드렸을 뿐인데,

팔로우 버튼을 찾을 수 있을 줄이야!

65세라고 너무 무시했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내 글을 다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속마음은

'내 글을 엄마가 모두 봐줬으면...'하고

바랐던 건 아닐지.


엄마가 내 글에 라이킷을 하나씩 누른다.

알림이 뜰 때마다 내 심장이 두근거린다.

심장소리가 인천의 엄마에게도 들릴 만큼.

내가 쏟아낸 과거의 파편들이

엄마의 폐부를 찌르고 있는 건 아닐까.


글을 다 읽어봤을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수십 번을 망설이다

엄마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본다.


<엄마, 안 아팠어?>


[조금 아팠어. 강해지려고. 많이 까도 돼.]


덜어낸 내 아픔이 엄마에게 옮겨가진 않았을까

죄책감같은 것이 밀려온다.

이내 고개를 털어내며 아닌 척 씩씩하게 굴어본다.


<안 그래도 많이 까려고. 아파도 어쩔 수 없어.

유유가 아픔을 딛고 무쇠솥이 되었다는

결론이 중요한 거니까 결론만 봐.>


[고마워. 강하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어서.]


그저 들키고 싶은 속마음을 토해내는거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내 이야기를 읽는 이들에게 내 이야기가

단순한 배설로 다가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내 아픔을 까발리는 게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비수로 가닿을까 두렵기도 했다.

특히 아픔의 시초였던 엄마와 아빠에게...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비중이 많은 엄마.


엄마는 내 생각보다 단단한 사람이었다.

당신 마음이 아픈 것보다 딸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큰 사람.

많이 까도 된다는 엄마의 허락이 떨어졌다.

더 거침없이, 밑바닥까지 모두 글로 까발려

과거의 아팠던 나에게 마침내

건강한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