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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쓰 Jan 03. 2021

생이란 결국 수미쌍관

결국 나온 곳으로 들어가는 게, <인사이드 르윈>


#인사이드르윈 #생이란결국수미쌍관

내가 아는 어른들은 그 거대한 슬픔 앞에서 하나같이 말했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해버리면 안돼. 안주하지 말고 극복해야 한단다. 당신께서 눈물로 고난을 이겨냈다고 해서 그게 눈물로도 덜 수 없는 시련이 없다는 게 아닐진대 끝내 본인 휘하의 아이가 슬픔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나는 그 이후 아는 어른을 멀리했다. 예술이라는 모르는 어르신에게만 이야기를 듣게 됐다. 드라마틱하게 개같은 날이 계속되어도 바뀌는 건 없었다. 영화같은 스토리는 바라지도 않았고 120분이면 끝나는 영화의 빠른 휘발성을 부러워했다. 생은 어떻게 바라봐도 위로가 아니었어서. 나는 그렇게 항상 조심스러웠고 억눌려 견디었다. 근데 누가 그러던데. 내 인생이 낭만적이라고. 나는 정말 너처럼 살아보고 싶었다고. 낭만의 멱살을 잡아야겠다고, 나는 그 진심어린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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