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구원에 가까운 위안, <어느 가족>
역시 이번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무력한 현실 앞에서 허울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가족에 관한 서늘한 짐작을 끌어모아 따듯한 확신을 피워내고야 만다. 이런 시선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세계를 바라보는 앵글을 하나 더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구원에 가까운 체험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감독의 작품을 통해 보지 않으려 했던, 그렇기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일을 반추하며 마침내 눈물 흘릴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아니 내가 받은 가장 궁극에 가까운 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