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직선으로 쭉 뻗어오는 감정들, <윤희에게>
#윤희에게 #진짜같은마음들
언니, 그거 아시죠. 서간체만 가지고 있는 그 일직선으로 쭉 뻗어오는 감정들. 편지를 읽을 때면, 아플 때 누군가 이마에 손을 올려준 기분이 들어요. 어쩐지 선량해져서, 뭔가 더 진짜 같고. 더 뭉클하고.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쓰고 지우다 또 쓰고 마는 그 오롯한 마음들이 여기 다 있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을 결국 잊게 될까 내내 당신을 쓸 수밖에 없었던 가엾은 얼굴들, 삶의 호시절과 그 이후를 선명하게 관통하는 해사하고 섬세한 화면들. 나는 언니 덕분에,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관용구를 온전히 믿을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온기 넘치는 눈밭에서도 나는 언니를 맘껏 쓸쓸해 할 수 있으니까요. 언니를 다시 보게 될 날의 내가, 부디 어떤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당신의 말간 얼굴이 그리워요. 그날의 오타루를 나는 늘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것들은 아마 오래도록 언니에 관한 글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