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사랑을 할 뿐이라서, <연애의 온도>
#연애의온도 #내사랑니사랑내이해니오해
시인 김소연 씨는 문득 시인 남편에게 외롭다는 말을 설명하려다 꼬박 하룻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외롭다는 말이 기본적으로 추상에 기댄 단어이기 때문이리라. 상실감, 차가움, 아련함, 먹먹함, 애틋함.. 단독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 모두의 외로움은 다르다. 엇비슷한 감정을 편의상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뿐이다. 외로움뿐 아니라 추상에 기댄 모든 단어가 그렇다. 분노, 설렘, 우정, 사랑. 그러니까 사랑의 온도차 같은 것.
사랑이란 이름 하에 오해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잘 모르면서 안다고 오해한다. 이 이해한다는 오해는 미묘한 어긋남을 지속적으로 쌓을 것이고, 사랑이기 때문에 감춰져야 했던 이 어긋남의 집합은 끝내 사랑이라 착각한 만남의 관성을 잔인하게 깨부순다. 지난 사랑에서 결국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음을 일침하는, 실패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잔인한 영화. 우리는 우리가 아닌, 각자의 사랑을 할 뿐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