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사실 이건 틀린 말입니다. 우리는 '재밌는'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아마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자장가의 가사에서, 읽어주는 그림책으로부터 상상력을 키우면서 자아가 시작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와 드래곤볼, 그리고 반지의 제왕과 왕좌의 게임의 이야기가 우리의 시간을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이야기꾼, 스토리 텔러를 만납니다. 세상의 위대한 리더들은 모두 위대한 '스토리 텔러'였습니다.
chatGPT 열풍이 대단합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이 그곳으로 모인 것처럼 그 기술에 환호합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영원히 인간의 영역이 아닐까요? 창작의 관점뿐만이 아닌 그것의 연결고리와 풀어내는 능력까지 말입니다. 또한 PM의 관점에서 오늘 다루고자 하는 중요한 점은 모든 스토리가 끝나는 지점에선 '프로덕트'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과 음악이, 피규어, 게임이, 아이폰이 등장합니다. 스토리가 탄탄할수록 그것과 연결된 프로덕트는 더 팔립니다.
천 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 있죠? 사실 이 말은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이야기는 천 장의 사진보다 가치가 있다."
- Gershon & Page, "정보 시각화를 위해 스토리텔링이 할 수 있는 일(What Story Telling Can do for Information Visualization)"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우리가 그것에 공감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우리의 뇌는 기억에 남도록 도와줍니다. 스토리텔링은 목적을 만들고 행동을 유도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합니다. 20세기 최고의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네 멋대로 해라'라는 영화로 유명한 프랑스의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말은 스토리가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설명합니다.
때때로 현실은 너무 복잡합니다. 스토리가 형태를 부여합니다.
Sometimes reality is too complex. Stories give it form. - Jean Luc Godard
- 스토리텔링은 연계된 프로덕트에 고유한 판매 제안 (Unique Selling Proposition)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며 UX에 기반을 제공합니다.
- 팀은 기능의 세부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리더나 PM의 스토리에 동의가능해야 합니다.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스토리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미션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고 미래 비전을 향해 노력하면서 계획을 실행합니다. 모든 이해관계자 들이미션에 공감하거나 대의를 지지하도록 유도하세요.
- 사용자가 스토리의 중심에 있어야, 그 고객의 페인포인트와 가치가 설명됩니다.
'내러티브 전달(narrative transport)'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좋은 이야기는 고객과 사용자를 감정적으로 몰입시킵니다. 몰입된 감정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여러분의 제품에 포함된 기능은 큰 스토리의 일부가 되어야 사용자/고객으로부터 정서적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능보다 스토리가 더 설득력 있고 영향력이 있습니다. 고객 앞에서 프로토타입을 시연할 때 기본 스토리의 탄탄함은 필수입니다.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이 강조하는 말을 꼭 기억하세요.
사람들은 당신이 하는 것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왜 그런 것을 하는지를 구매합니다.
People don't buy what you do; they buy why you do it. -Simon Sinek
인간의 뇌는 집중력을 잃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 뇌는 이야기를 보거나 들을 때 말하는 사람의 뇌와 동일한 패턴으로 뉴런이 작동합니다. 이를 '신경 결합(Neural Coupling)'이라고 합니다. 이런 "거울 뉴런 Mirror Neurons"은 발표자의 뇌와 청중들의 뇌 사이에 일관성을 만들어냅니다. 즉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사용자가 스토리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를 자신의 아이디어와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스토리의 구성원칙은 무조건 '기승전결'입니다. 오르락 내리락이 없는 이야기는 당연히 지루합니다. 행복한 시작에 반전 없이 행복한 결말인 이야기에 매력이 느껴지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1863년 독일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구스타프 프라이타크(Gustav Freytag, 1816-1895)는 '드라마의 기술'(Die Technik des Dramas)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의 드라마 구조를 분석하고, 5막 구조는 발단(Exposition) → 상승(Rising Action) → 절정(Climax) → 하강(Falling Action) → 결말(Resolution) 이라는 특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이것을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Freytag's pyramid)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야기 구성과 분석의 기본이 됩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사용자/고객을 끌고 가는 데는 두 가지의 큰 요소가 필요합니다. 바로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감성적 요소와 그것을 신용할 만한 데이터입니다. 이 두 가지가 없이는 관객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스토리 구성의 가장 표준 공식을 제공하는 기업은 디즈니와 픽사입니다. 남녀노소 특별히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뿐더러 동서고금을 통해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그 안에 있는 각 구성원의 마음, 그리고 그들의 모든 삶 자체에는 리듬이 있고, 그 리듬에 맞춰 우리의 스토리가 연주되면 공명을 일으킵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스크립트로부터 시작됩니다. PM의 스토리도 마찬가지겠죠. 위에서 사이먼 시넥을 인용하여 말했듯 무엇을 설명하느냐가 아닌 왜 이 스토리가 시작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야기 스크립트가 탄탄해지면 질수록, 그 스토리는 설득력을 가집니다.
다음 그림은 디즈니 주인공의 전형적인 여정을 설명합니다.
디즈니 주인공의 이야기는 항상 어떤 필요성(2,3)을 찾아 떠나는 일로 시작합니다. 인어공주가 그랬고, 알라딘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 의미(4)와 가치(5)를 얻기 위해 어떤 고생이나 희생(6)을 치르고 돌아옵니다. 이야기의 중심과 힘은 누구나 쉽게 예상이 가능한 1,2, 8번이 아닌 예상할 수 없고 보이지 않는 4.5, 6번에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프라이타크의 피라미드 중 "상승(Rising Action) → 절정(Climax) → 하강(Falling Action)"에 해당하는 부분일 겁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픽사의 '니모를 찾아서'는 총 프로덕션 기간이 6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 중에 스토리를 만드는 시간과 영화를 만드는 시간이 각각 얼마나 소요되었는지 아시나요? 무려 스토리를 쓰고, 리뷰하고, 고치고 하는 시간이 4년이 걸려, 영화를 제작하는 시간의 8배나 걸렸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사용자가 공감하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얼마의 시간을 사용하시나요?
여러분이 PM으로서 작성해야 할 스토리는 해리포터와 같이 장편 블록버스터와 같은 것과는 다릅니다. 제품을 설명할 스토리를 간결하고 짧게 작성하고 최소한의 분량으로 줄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여러분의 제품 설명 시간은 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될 겁니다. 테드 강연의 경우도 최대 20분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제품 데모는 최대 3분 정도입니다. 사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간은 8초입니다.
1. 스토리텔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려면 지금까지 알고 있거나 사용자 의견으로 접수된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스토리를 직접 작성하고 그 이점을 설명하고, 리더십팀을 포함한 이해 관계자와 검토, 리뷰 및 수정하도록 하십시오. 이해관계자가 동의할 수 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그다음단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2. 2단계는 사용자의 행동을 주시하고 추적해 보는 과정입니다. 사용자 저니(여정/경로) 맵 같은 것을 사용해 봅니다. 제품이 가진 기능 이상의 시각적 여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M과 사용자 리서치 및 UX가 해답을 찾기 위한 훌륭한 연구 결과물이 됩니다. 사용자 스토리 매핑과 MVP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므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래가 아닌 현재 상황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PM은 고정화되고 일반화된 사용자 경로 이외에, 특정 경로의 End-to-End 경험을 중요하게 캡처해야 합니다.
이 외에 보다 작은 태스크를 분석하기 위한 테스트 플로우나 유저 플로우를 통해 사용자의 목표/ 유저스토리의 예외처리등을 찾는 작업도 하는 단계입니다.
3-4. 이 단계는 1, 2 단계에서 발견된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시스템 전체를 보는 플로어플랜과 공통패턴을 찾고, 그것에 따라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프로토타이핑이나 MVP를 시작합니다. (이 부분부터는 디스커버리 과정이 끝나고 딜리버리 과정으로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하기 전에 오늘 이야기한 좋은 '스토리 텔러'가 되기 위한 10가지 핵심을 정리해 볼까요?
1. 페인포인트에 기반한 '스토리'를 만드세요.
2. 결말은 쉽지만,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 포인트를 만드세요.
3. 감정의 전환점 찾으세요.
4. 사용자에 집중하세요.
5. (사용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 구축하세요.
6. 왜 이 스토리, 왜 이 불만 사항, 왜 이 기능인지 등 이유에 집중하세요.
7. 리뷰, 반복 및 테스트하세요
8. 핵심 문제에 집중하고 복잡성을 줄이세요.
9. 스토리만큼 소요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10. 목업을 그리기 전에 중요한 스토리에서 사용자 여정, 사용자 스토리 및 사용자 흐름을 찾아내세요.
두 번째 글에서는 사용자 저니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 PM이 사용자를 '영웅' 대우해야 하는 이유-스토리텔링
그 이후에는 픽사의 스토리텔링 원칙에 대해서 차례대로 다루어 볼까 합니다.
더 좋은 더 편리한 프로덕트를 위해 노력하시는 여러분들을 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