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에 관한 두 번째 글입니다.
첫 번째 글은 이곳에 있습니다: 좋은 PM은 탁월한 '스토리 텔러'다.
PM으로 일하면서 저는 제품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사용자 여정을 통해 그들이 왜 그와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문제가 제대로 이해가 된 후에야 PM은 비로소 사용자의 잠재의식 수준에서 참여를 유도하고 안내하는 제품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프로세스가 제대로 끝나는 여정은 사용자가 자신만의 '해피 엔딩'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나 온 과정을 설명하기에 비슷한 행복감을 갖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PM이 기획과정에서 생각하며 그려 낸 사용자(페르소나)와 실제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고객 사용자 사이의 간극은 언뜻 느끼기보다 훨씬 더 크며 이것은 결국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프로덕트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바로 PM이 스토리텔링의 기본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Sometimes reality is too complex. Stories give it form. – Jean Luc Godard
때때로 현실은 너무 복잡합니다. 이야기는 형태를 부여합니다. - 장 뤽 고다르
이야기는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 듣는 사람에게 감정의 뇌파를 동기화시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무언가를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엄마 아빠,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듣던 동화와 위인들의 이야기가 이제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블록버스터와 의미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익숙한 클리셰와 패턴을 재해석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최신 마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갈 때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복되는 패턴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모든 위대한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동일합니다.
20세기 중반,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셉 캠벨은 전 세계 시나리오 작가들의 기본 지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노미쓰Monomyth ("영웅의 여정" Hero's journey라고도 함) 를 발표했습니다. 이 모노미쓰는 효과적인 이야기의 반복적인 특성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내러티브 구조입니다. 이는 기원, 시대, 종교와 무관합니다. 시간과 거리로 인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없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와 기독교 이야기 사이에 다양한 유사점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캠벨에 의하면 고전적 영웅들의 모험이야기는 '영웅의 여정'을 12단계로 설명합니다. 그 단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지극히 평범한 세상 Ordinary World
2. 모험으로의 부름 Call to Adventure
어떤 계기가 있어 영웅은 운명적인 모험을 만나게 됨
3. 그 운명을 거부 Refusal of the Call
4. 초자연적인 도움 Supernatural Aid
우연이나 신비로운 도움을 받음 -현대 이야기에서는 조력자가 등장
5. 미지의 세계로의 진입 Cross the Threshold into the Unknown
고난, 주어진 역경,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짐 (악당의 기지로 들어가거나, 미지의 던전, 동굴로 들어가 그 안의 것들과 조우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 가능하시죠?)
6. 멘토/조력자가 나타남 Mentors / Helpers
7. 시련 Trials
8. 감추어진 것이 드러남 Revelation
스타워즈에서 '내가 니 아버지다' 이런 장면이나,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의 비밀이 드러나거나, 친구라 여겼던 조력자가 사실 악의 축이었다든가 하는 음모/비밀이 폭로되는 단계
9. 변모 Transformation
고난을 통해 거듭나는 과정
10. 속죄/보상 Atonement
갈등의 해소, 절정 이후에 오는 보상의 과정
11. '미지'로부터의 귀환 Return from the Unknown
드디어 영웅은 transformation변모, atonement 속죄/보상 과정을 거쳐 모험을 마무리 짓게 됨
12. 일상으로의 귀환 Return to a Normal Life
귀환했으나 예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생활을 함.
"영웅의 여정" Hero's journey 참고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4-PSU6bK4o
주인공 영웅(프로도/루크 스카이워커)은 일상에서 벗어나 처음에는 마지못해 대담한 모험을 떠납니다. 멘토(간달프/벤 케노비)는 그가 안전지대를 벗어나 시련과 위험에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점점 더 어려운 난관을 겪고 패배하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모습으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스타워즈 작품을 만들 때, 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이 패턴을 고려해서 시놉시스를 구성한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영웅의 여정과 고객 여정의 유사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전체 12단계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린 모델로 전환하기 어렵습니다. 더 많은 사용 사례에 적합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12단계를 8단계로 단축한 댄 하몬의 '스토리 서클'을 고객 여정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몬은 이 8단계를 포괄하는 과정을 가로로 중심을 나눈 원으로 설명합니다. 위쪽 절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편안한 영역입니다: 삶, 의식, 질서 등 통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 아래에는 이에 대응하는 불편한 것, 즉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죽음, 무의식, 혼돈은 과 같은 것들입니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은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안락한 영역을 떠나야 합니다. 그는 삶과 죽음의 순환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진화를 예로 들었습니다. 또는 질서를 만들기 위해 혼돈을 다루는 과학자에 의해 매일 발전하는 사회적 진보를 예로 들기도 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미지의 영역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따릅니다. 이것이 리듬을 설정하는 비트이며, 따라서 기대감이기도 합니다. 영웅의 여정에 맞추어 보면 스토리 서클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When YOU have a NEED,
you GO somewhere, SEARCH for it, FIND it, TAKE it,
then RETURN and CHANGE things.
(당신은 필요성이 있을 때,
어딘가로 가서 그것을 탐색하고 찾아내어 획득한 후
다시 돌아와서 바꿉니다.)
조금씩 이해가 되실 겁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모든 이야기의 짧은 버전이죠.
우리는 새로운 약을 개발해야 하고, 우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얻은 지식을 적용하고 내가 있던 사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즉 사용자의 필요성을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그 결과를 돌려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원을 반으로 가르는 수직선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이 과정에서 PM, 디자이너, 엔지니어는 변화해야 합니다. 가로선은 처음에 언급한 안전지대를 나타내며, 변화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내면의 나/우리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동기가 있은 후)에야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스토리 서클은 사용자 여정을 맞추는 데도 적합합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8 단계를 확장하면 특히 명확해집니다.
1. 당신 - 사용자 페르소나를 설명합니다. 현재 대상고객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PM인 여러분이 이 여정을 들키지 않게 조용히 뒤따라갑니다. 아니면 여러분이 직접 사용자의 페르소나가 됩니다.
2. 필요성 - 고객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이것이 여정을 시작하게 이끄는 동기이며 PM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3. 출발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봅니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올바로 받기 위해서 여러분은 자신의 안전지대 (여러분의 프로덕트 팀, 회사 내 이해관계자, 충성고객)에서 벗어나 문제를 가진 사용자에게 집중합니다.
4. 탐색 - 적합한 도구를 찾습니다. 사용자 페르소나는 시련과 도전으로 가득한 길을 떠납니다. 대략적인 목적지는 알고 있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적지에 대한 개요를 파악해야 합니다. 사용자 리뷰나 신중한 온보딩 설명 화면은 이 단계에서 멘토 역할을 하며 실수에서 벗어나도록 사용자의 손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이런 도구가 충분한 역할을 하는지 PM은 사용자의 여정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5. 찾기 - 사용자는 자신의 문제에 적합한 도구를 찾아 실제 문제 해결에 접근합니다. 드디어 프로덕트의 가치를 발견한 것입니다. PM으로서는 이 가치발견이 예상대로 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상밖의 결과라면, 다음 단계에서 그 부분을 보강합니다.
6. 획득 - 사용자는 가치를 발견하였기에, 시간이나 비용의 '투자'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PM은 바로 전단계에서 얻어진 '가치'를 이 단계에서 기반화 합니다.
7. 귀환 - 사용자는 이 기능에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점점 더 그 기능을 높이 평가하게 됩니다. 이제 여정에서 얻은 새로운 지식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8. 일상의 변화 - 사용자/고객에게 제품은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습니다.
스토리 서클은 다양한 단계로 구성된 복잡한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사용자의 맥락과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항상 영웅, 즉 우리 제품의 사용자의 여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던 영웅의 이야기가 이젠 더 이상 전쟁영웅이나 디즈니, 마블의 주인공이 아닌 우리 제품의 사용자입니다. 사용자의 주요 초점을 파악하고 강조하는 것이 사용자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들의 영웅의 스토리를 한번 상상해 볼까요?
한 사용자가 여러분이 구현한 쇼핑몰을 목적 없이 방문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의 '니즈'를 분석해 보면, 전시된 제품들이 이미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지만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하지는 못하기에 마지막 결제라는 목표까지 가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가 더 진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통해, 첫 번째 수평선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나 제품/서비스를 의미 있게 사용하려면 먼저 기능과 관련 부가가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잘 설계된 온보딩과 물 흐르듯 디자인된 UX는 수평선을 넘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용자가 이를 이해하면 새로운 지식을 활용하여 검색 흐름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다중 목록 비교나 가격 알림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으며, 완전히 변화된 행동으로 쇼핑몰을 재방문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은 사용자의 손을 잡고 그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결정적인 힘을 제공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영웅의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도록 그 시나리오를 제공해야 합니다. 간달프가 없었다면 결코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못했을 프로도처럼, 때로는 모험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멋지게 수평선을 넘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영웅(사용자)의 탐험을 지원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가치를 갖고 수평선을 넘어와 다른 사용자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제품을 만드는 요소는 많습니다. 그러나 사용자의 목표와 '스토리 아크'를 이해한다면 사용자의 스토리에 집중하고 하나씩 목표에 도달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스스로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 그 가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미지의 세계의 수평선을 넘을 수 있도록 편안한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 일이 좋은 PM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