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서는 총 29번에 걸쳐 나오는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왜'에 대해서입니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이 꾸준히 근본적인 '왜?'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 고객이 '왜'이 기능을 요구하는가?
- 리더십 팀은 '왜'이 미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 경쟁제품은 '왜' 이렇게 구현했을까?
- 사용자는 '왜' 마지막 결제단계에서 이탈했는가?
- '왜' 이 때부터 갑자기 DAU가 증가했는가?
등등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큰 과제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바로 직설적으로 "왜?"라고 묻든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유교 문화가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는 척도인 사회에선 그 질문의 적합 여부보다 그 상황에 그 대상에게 질문을 하는 행동이 더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드라마에서 직장의 중요 회의에서 상사에게 직접 이유를 묻지 말라는 선배 사원의 충고가 있는 장면을 보신적도 있을 겁니다. 상사에게 이유를 묻는 것은 건방진 행동이거나, 공격적이거나, 대답을 강요하여 그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 불편한 짓으로 간주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원인과 그것의 이유, 두 지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직선입니다. 빠르고 명확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피해 왜 쓸데없는 소모적인 일을 해야 할까요?
그 이유는 '왜'는 대답하는 사람에게 투명성을 강요하여 취약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서로 간에 신뢰가 없으면 관계성은 취약해 집니다. 서로를 정말 잘 아는 두 사람에게는 서로에게 "왜?"라고 묻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런 수준의 상호 신뢰감은 드뭅니다.
취약성에는 동기, 신념, 태도, 편견 등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반드시 나쁜 의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그럴 권한이 없거나,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투명성은 불편한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왜'라는 질문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왜 이 작업을 해야 하나요? 왜 이전에는 하지 않았나요? 왜 이것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왜 중요하지 않은가요? 왜 그 주제가 회의에서 다루어지나요? 왜 그 특정 지표가 필요한가요? 왜 사용자가 그렇게 반응하나요? 왜 이것이 효과가 없었을까요? 와 같은 질문말입니다.
이러한 질문은 문제, 원인, 신념 및 태도, 동기, 장애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근본적인 가치 욕구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진단을 해야 효과적인 해결법을 찾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제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를 확인했고 동시에 그 질문이 투명성을 요구하기에 불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는 마법과도 같은 PM의 대화 테크닉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이 테크닉의 마법은 '무엇'과 '어떻게'라는 단어를 '왜'의 대체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 배경은 '무엇, 어떻게'라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왜'는 투명성을 요구받고 비난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어요?"라는 질문은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행동을 정당화해야 하는 부담을 느끼게 합니다. 같은 상황이 나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이해관계자나 팀과 함께 있을 때라면 질문을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렇게 했어요?"라는 질문보다 "무엇을 하려고 했나요?"라는 질문은 이유를 파악하는 데 더 부드럽고 상대방을 덜 예민하게 만드는 대화의 예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부드럽고 유용한 답변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마찬가지로, '어떻게'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질문의 표현을 바꾸면 생산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해관계자들끼리 예민하고 화가 난 회의 상황에서는 "왜 이렇게 다들 예민해요?"라긴 보다는 "어떻게 이 상황이 만들어졌나요?"라는 질문으로 누군가를 특정화하지 않고, 상황을 지적함으로 서로의 비난에서 벗어나 해결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유를 물어볼 수 있는 PM의 대화 비법을 상황별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PM이 문제 원인을 밝혀 빠르게 해결 방법을 찾을 때 쓸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했나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나요?" 또는 "왜 이렇게 되었나요?" 대신 사용합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요?
- 무엇을 성취하려고 했어요?
- 무엇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요?
- 무엇이 잘못되었나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질문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기는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동기를 밝히기를 주저하거나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PM은 절대 밀어붙이는 화법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왜 이것을 원하십니까?", "왜 이것이 필요하십니까?"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요?
- 이것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 그것을 얻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모든 이해관계자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최종 사용자, 프로덕트 및 조직에도 중요한 것일까요? PM은 가치 창출을 담당하므로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어떤 것이 가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대화의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왜 그것이 중요한가요?"라는 질문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만약 그 일을 미루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리더는 때때로 근거를 밝히지 않고 결정을 내리고 이를 밑으로 전달시킵니다. "이것이 결정입니다. 그냥 따르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죠.
PM은 리더십의 결정이나 프로세스의 배경 이유를 파악하면 그 곳으로부터 진정한 가치를 도출하고, 이유의 무게에 따라 상황을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나요?", "왜 이런 식으로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 더 큰 그림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 이런 변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대화는 신뢰관계가 그 품질을 좌우합니다. 질문을 할 때는 상대방이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주십시오. 한 번에 한 가지씩 질문하고 상대방이 대답하기 전에 또 다른 질문을 연거푸 하지 마십시오. 상대방이 더 많이 말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이 기술은 고객과의 대화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고 이런 대화의 테크닉은 원하는 것을 물어보는 상황에선 언제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알고 있는 팁을 드렸지만, 이제부터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대화의 방법을 개발하고 연습하셔야 합니다.
PM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 원인을 알아야하지만, 의욕이 앞서 관계를 망치거나 해쳐서는 안됩니다. 늘 기억하십시오. PM은 다른 많은 사람들의 다재다능함을 날실과 씨실삼아 프로덕트의 가치를 만드는 주인공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여러분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