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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링고의 성공: AI와 함께 배우는 학습의 미래

듀오링고는 지금까지의 학습 방법과는 어떤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을까?

by 김영욱

이 글은 제가 요즘 IT에 기고한 원본 글 '듀오링고의 성공 이야기: AI와 함께 배우는 언어의 미래'를 이곳 브런치에서 일부 공유 발행하였습니다.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가 최근 획기적인 AI 기능 출시와 함께 다시 한번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30일, 듀오링고는 148개의 새로운 언어 코스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존 제공 코스보다 그 수를 두 배 이상 늘린 것으로, 이전 100개 코스를 개발하는 데 약 12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불과 1년 만에 거의 150개의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의 놀라운 사용 능력을 보여줍니다. 듀오링고의 CEO이자 창립자인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은 이러한 성과가 회사의 AI 및 자동화 투자 덕분이며, 이를 통해 전례 없는 속도와 품질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확장은 듀오링고의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만다린 등 가장 인기 있는 7개의 비영어권 언어를 서로 다른 28개의 UI 언어 사용자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에 기인합니다. 이는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잠재적 학습자들에게 학습 기회를 넓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AI 기반 확장 덕분에 듀오링고는 2025년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확장은 신규 코스의 개발뿐만 아니라 AI를 이용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Super'와 'Max'에서 선보인 챗봇과의 영상 통화 대화 연습,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과 같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듀오링고 서비스는 AI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전 세계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기업의 핵심 사명과 맞닿아 있습니다.


루이스의 비전: 과테말라에서 CAPTCHA를 넘어 듀오링고로

듀오링고의 성공은 창립자인 루이스 폰 안의 개인적인 경험과 깊은 사명감에서 출발합니다. 1978년 과테말라 시티에서 태어나 자란 루이스 폰 안은 독일계 미국인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기업가입니다. 과테말라는 빈곤한 국가였으나 그는 운이 좋게도 부유한 사람들만 받을 수 있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싱글맘이었던 그의 어머니가 그의 교육에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컴퓨터 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성장 과정 때문인지 루이스는 교육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학창 시절 경험 중 하나를 보겠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TOEFL 시험을 보려 이웃 엘살바도르로 가야 했고, 이 시험에 1,20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이 과정은 그의 가족에게 상당한 부담이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에게 "수탈적인 교육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듀오링고를 시작하며 "모두에게 교육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교수로 일하던 그는 2000년대 초 동료 마누엘과 함께 컴퓨터가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는 데 사용되는 보안 시스템, CAPTCHA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2007년에는 CAPTCHA의 새로운 형태인 reCAPTCHA를 개발하고, 2년 후 reCAPTCHA는 구글에 인수되었습니다.


Picture1.png 그림 1. 많은 사이트에서 사용되었던 reCAPTCHA v2 (출처: 구글)


이후 루이스는 2009년 박사 과정 학생이었던 세베린 해커와 함께 언어 교육 플랫폼인 듀오링고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2012년 6월 듀오링고를 일반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로써 본격적으로 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교육에 대한 열정을 나타냅니다. 그는 특히 영어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믿었기에, 언어 학습을 첫 교육 주제로 선정합니다.


모바일 우선 전략과 프리미엄 모델: 접근성과 재분배의 실현

듀오링고 팀은 모바일 우선(mobile-first) 전략을 일찍이 채택하여 성공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하고 모바일 앱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던 2011년 당시, 듀오링고는 모바일 기기가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에게 접근 가능한 매체가 될 것이라는 통찰력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모바일 환경에 집중한 듀오링고는 출시 후 3주 만에 아이폰 앱 트래픽이 웹사이트 트래픽을 추월했으며, 지금도 듀오링고 트래픽의 95%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짧은 시간 동안 학습할 수 있게 하여 학습 경험의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높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듀오링고는 "모두에게 교육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사용자들은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학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료 사용자는 학습 중간마다 광고를 시청해야 하고, 그 광고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는 유료 구독을 통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Picture2.png 그림 2. 듀오링고의 투 트랙 가격 정책


듀오링고는 이 모델을 "작은 형태의 부의 재분배"라고 설명합니다. 미국, 유럽, 한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의 유료 구독자들이 지불하는 수익을 통해 브라질, 베트남, 과테말라와 같은 빈곤한 국가의 사람들이 무료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듀오링고가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핵심 사명과 비즈니스 모델을 일치시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듀오링고의 성공 요소 7가지: 게임화(Gamification)의 힘


듀오링고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혼자서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동기 부여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핵심 통찰력을 일찍이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교육 앱은 다른 모바일 앱 카테고리 중에서도 사용자 유지율이 가장 낮은 편이며, 듀오링고 역시 초기에는 사용자 유지율이 12%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듀오링고는 게임화(gamification) 전략을 통해 사용자 참여와 유지율을 극적으로 향상시킵니다.

듀오링고는 학습을 재미있고 보람 있는 활동으로 바꾸기 위해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중독성 있는 소셜 미디어 앱이 사용하는 심리 기술을 제품에 적용했습니다. "브로콜리 맛을 디저트처럼 느끼도록 만든다"는 비전으로, 듀오링고는 사용자들이 매일 학습을 계속하고 싶도록 만드는 다양한 게임화 요소 7가지를 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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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음 글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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