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KISA [한국 인터넷진흥원]의 < KISA Report > 2021년 5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본 글 '유럽의 B2B 스타트업과 그 에코시스템' 을 이곳 브런치에도 공유합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구글을 통해 웹을 발견하고 미국 기업의 크롬이나 엣지 같은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여 세상과 소통한다. 유럽 소비자들은 아시아에서 제조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에서 애플과 구글을 통해 모바일과 앱에 접속한다. 유럽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스냅 또는 틱톡과 같은 서비스를 사용해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즐거움을 얻는 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한다.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우버를 이용하며, 마스터카드나 비자, 페이팔을 통해 결제한다.
유럽의 출판사와 광고주들은 페이스북과 구글에 의존한다. 유럽의 개발팀은 미국의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와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 스타트업들은 미국계 투자 회사에게 의존하거나 미국 기업에 인수가 된다. 유럽 기업들은 미국이나 중국 기업들보다 기업차원의 혁신을 추진하는 속도가 느리다.
최근 몇 년간의 미국-중국의 긴장이 기술 냉전으로 이어지면서 유럽 기업들에게 다시 못 올 기회가 왔다. 유럽에서는 디지털 르네상스를 위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특히 미국 주식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을 쥐락펴락하는 상위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일부 유럽 국가보다 높아지면서[1] 그 위기감의 시작이 전통적으로 강한 유럽의 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구조에 기반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 유럽에서도 스타트업이 활성화되어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의 스타트업에 관한 소식은 딜리버루, 플릭스버스, 레볼루트 등 B2C 스타트업의 성공에 초점이 맞추어 알려져 있다. 런던에서 시작한 딜리버루(deliveroo.co.uk)는 우리나라의 ‘배달의 민족’과 비슷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일의 뮌헨에서 시작한 플릭스버스(flixbus.com)는 우버의 버스 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대신 우리나라의 고속버스처럼, 노선이 정해져 있어서 유럽의 대도시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레볼루트(revolut.com)은 디지털 은행업과 소비자 금융업을 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우리나라의 토스나 카카오 뱅크와 같은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유럽의 B2C스타트업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실제의 큰 움직임은 B2B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소수의 유럽 B2B 스타트업들이 10억 달러의 가치를 달성했으며, 일부 기업들은 100억 달러라는 위치에 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B2B 스타트업은 B2C 기업들과는 달리 대중의 주목과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한다. 유럽의 B2B스타트업 기업 중에는 뮌헨을 베이스로 기업의 인사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퍼스니오(personio.com),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물류 솔루션의 강자로 떠오른 센더(sennder.com), 오토메이션 플랫폼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세계 최강자인 루마니아의 유아이패스(uipath.com), 스웨덴의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르나(klarna.com) 등이 가장 눈에 띄고 있으며, IoT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철도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의 코눅스(konux.com), 물류산업이 공급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르토(forto.com) 등도 속속 유니콘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소수의 유럽 B2B 스타트업들이 가장 앞에서 크게 성공한 경우이기에 유럽 시장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대륙 곳곳에는 작고 강한 수많은 B2B 스타트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 시점에 유럽 내 B2B 스타트업의 부상과 이러한 성장이 유럽 전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중 매우 명백한 지표 하나는 유럽의 B2B 스타트업이 미국의 스타트업과 비교해 투자금 조달 수준 대비 더 높은 생산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투자한 달러(유로) 당 얻는 수익과 가치가 미국보다 더 높다는 뜻이다.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도 성숙함을 보여주는 유럽의 생태계는 B2B 스타트업 혁신과 성공을 위한 비옥한 토대가 된다고 하겠다.
유럽 내 B2B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은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그들은 투자비용 대비 큰 수익 가치를 제공하고 둘째, 성숙한 지역 생태계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셋째, 유럽의 비즈니스 환경은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는 스타트업에게 꽤나 좋은 토양이 된다.
유럽의 스타트업 분야는 오랫동안 미국의 눌려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의 거의 모든 주요 혁신은 실리콘 밸리,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의 대형 벤처 클러스터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주요 스타트업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보여줬다. 이 중에는 전자상거래에 엄청난 혁신을 가져온 스웨덴 결제업체 클라르나, 2005년 루마니아에서 출범하고 현재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공정 자동화 기업 유아이패스 등이 포함돼 있다. 그 외에 프로세스 마이닝을 전문으로 하는 셀로니스(celonis.com),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공급자인 퍼스니오, 디지털 화물 운송 회사 센더 등이 있다.
이 모든 회사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달성했고, 더 많은 유럽의 스타트업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럽의 넓은 범위의 B2B 분야는 매우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적어도 미국의 B2B 스타트업 부문을 능가한다.지난 10년 동안의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유럽의 B2B 스타트업들이 자금 운용 효율성에서 미국 기업들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즉, 투자 자본당 더 많은 가치(예: 수익, 외부 가치)를 창출한다. 아래의 그림 2의 왼쪽의 차트를 보면, 유럽의 B2B 스타트업들은 평균적으로 미국과 비교했을 때 투자된 달러당 약 2.4배의 수익을 창출한다. B2C 스타트업의 경우도 투자 자본당 수익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미국보다 앞선 결과치를 보여준다. 유럽의 B2C스타트업들은 미국 기업들보다 투자 달러당 약 1.2배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투자 대비 가치평가 비율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유럽 B2B 스타트업은 미국에 비해 약 10% 높은 비율을 보인다. 유럽만을 비교할 때 B2B 스타트업은 B2C 스타트업보다 훨씬 우수한 평가 결과를 보인다.
이런 평가 결과에는 몇 가지 이유가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유럽의 B2B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유럽 자본이 미국보다 훨씬 덜 풍족했던 환경에서 성년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투자금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태도와 기대, 그리고 운영의 스타일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벤처 캐피털 인프라가 확립되어 있지 않고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의 전통이 적은 특히 동유럽 같은 지역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동시에 유럽의 비용 기반은 스타트업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몇 가지 특성을 고려할 때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B2B 스타트업에 중요한 전문 기술 프로필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투자되는 비용은 미국의 어떤 지역과 비교해도 유리한 점이 있다. 또한 유럽 대도시 지역의 사무실 임대료는 미국의 인기 있는 지역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유럽의 여러 지역을 비교하면서, 그림 3에서와 같이 자금 지원이 가장 적은 동유럽과 남유럽 국가에서 자금 효율성(총 투자금액당 수익)이 실제로 가장 높다는 것을 사실을 볼 수 있다. 이 효율성은 미국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매우 확실한 투자 성과이다. 대조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진 독일과 프랑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B2B 스타트업들보다 투자된 달러당 약 1.5배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각 분야별로 스타트업 성장잠재력을 평가할 때, 유럽 대륙의 강력한 산업유산의 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산업과 기술 응용분야에 큰 기회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본 효율면에서도 항공 우주, 산업 데이터 분석, 생명 공학, 에너지, 기업용 소프트웨어 및 로봇 공학과 같은 대표적인 B2B 기술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이 분야의 유럽 스타트업들은 미국 기업들보다 투자 달러당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시발점이된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우선주의는 B2B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전형적인 B2C 산업(예: 전자상거래, 식품, 소셜 미디어)의 유럽 스타트업들은 미국 B2C 스타트업들과 거의 동일한 투자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 즉 투자, 인재, 동료와 파트너의 생태계가 유럽에서 점점 더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은 미국에서 투자금을 모으는 것이 더 수월하다. 이는 특히 B2B 분야에서 더욱 그 경향이 뚜렷한데 이유는 기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이 B2C 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것을 이해하려면 더 많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내 B2B 스타트업에 대한 평균 투자금은 유럽의 2.7배이다. 반면 B2C 스타트업의 경우는 1.5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장 단계별로 세분화하면, 다른 모양새를 볼 수 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투자를 받는 자금 규모의 모습을 보면, 유럽의 B2B 스타트업과 미국 B2B 스타트업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초기 투자 라운드에서 미국 B2B 스타트업은 유럽에 비해 약 1.6-1.7배의 투자금을 조달하지만, 시리즈 C 이상에 도달할 때쯤에는 1.1배로 거의 같아진다.
지난 5년간 유럽 B2B 스타트업의 성장단계 투자는 코로나19 위기 때도 감소하지 않았다. 코로나 19 위기 기간 동안 더 많은 성장 투자금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은 철도-소프트웨어 플랫폼 코눅스(konux.com)[2] ,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수직 농업 플레이어 인팜(Infarm.com)[3] 등이 있다. 한편, 미국 투자자들은 유럽 B2B 스타트업의 성장 투자금(시리즈 C 이상)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높아 전체 투자자 수의 거의 4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 유럽 B2B 스타트업의 초기 시드 투자에서도 미국 투자자들의 비율은 증가 추세이다. 최근 초기 시드 단계에서 미국이 투자한 사례로는 베를린를 거점으로 한 생산성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레이어(golayer.io)[4], 핀란드 수직 농업 기술 스타트업 아이팜(iFarm.fi)[5], 포르투갈 핀테크 기업 밸런서 랩(balancer.finance)[6] 등이 있다.
유럽의 투자 생태계는 성숙되어가고 있다. 기업 투자자들은 B2B 전문 투자 펀드의 인기와 성장단계 벤쳐캐피털 자금 유입으로 성장단계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기업 벤쳐캐피털 투자자들은 2015년 대비 210% 증가한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투자금 조달 능력과 함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성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B2C 영역과 대조적으로, B2B는 특정 비즈니스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며 해당 영역에서 깊은 기술적 이해를 필요로 한다. 유럽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으로 인해 그러한 인재들의 훌륭한 원천이 되었다.
가.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 유럽은 상위권 교육기관들의 밀도가 높아 연구기반이 미국만큼 훌륭한 수준에 있다. 젊은 인재에게 미국의 매력적인 창업 환경과 비교될 만한 창의성, 기회, 혁신 및 보상과 같은 매력적인 창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유럽의 향후 과제가 된다.
나. 깊은 업계 전문 지식: 유럽의 기업문화가 전통산업으로부터 기업가 정신을 인정받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창업 현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전문가들의 지식과 심도 있는 산업 전문 경험을 기꺼이 공유하는 것은 창업자들이 초기에 기업 환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원이 된다.
다. 대담한 기업가 정신: 유럽의 창업자들은 기업가 정신에 대해 "통 크게 생각하는 Think Big" 접근법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국경을 넘어 점점 더 많은 확장을 보여준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의 빠른 글로벌 확장과 린아이엑스(LeanIX.net)의 미국 시장 진출이 그 좋은 예가 된 다.
라. 창업자의 유산: 현재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 분위기가 상당히 성숙해져 최근 B2B 창업자 중 8.3%가 적어도 한 개의 다른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등 창업자 그룹을 성공적으로 배출해 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자산이 발전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든다. 첫째는 이 창업자들이 과거의 스타트업에서 겪었던 경험을 본인의 새로운 B2B 사업에 재활용하고 있고, 둘째는 그들이 다른 창업자들을 멘토링하고 지원함으로써 B2B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기존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B2B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기존 기업는 고객일 뿐만 아니라 최적의 시장 적합한 제품 개발을 돕는 데 필수적일 수 있다. 그들은 다수의 중요한 고객들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고, 그들이 그 스타트업을 인수할 수도 있다. 유럽의 B2B 스타트업은 이러한 파트너십에 관심이 있으며, 단순히 수익 증대 이상의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모습은 기존의 기업에서도 나타나는데, 신세대 최고 경영진은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을 잠재적인 혁신의 이익으로 이해하는 면이 강해서 새로운 창업자들과 협력하는데 더욱 개방적이다.[7] 미국 기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협업 정신이 유럽의 B2B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유럽에 현지 사무소와 R&D센터를 개설하는 미국 기술기업이 늘면서 유럽 B2B 스타트업 과의 협업이나 인수 기회도 커지고 있다.[8]
또한 일부 유럽 스타트업들이 확장되고 성숙해짐에 따라, 그들의 기존 기업이 그들에게 했듯, 지금은 그들 자신들이 젊은 스타트업들에게 일종의 기회 자원 역할을 한다. 유럽의 전자상거래 업체 잘란도(Zalando)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올해로 12년이 된 이 회사는 패션과 가정용품 분야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젊은 B2B 스타트업들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한다.[9]
이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는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구조와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상황을 생각할 때, 혁신은 유럽의 향후 경제와 사회에 지대한 중요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진정한 혁신가라고 생각하는 유럽 기업의 비율은 미국보다 현저히 낮다.[10] 파괴적인 기술 혁신과 새로운 작업 방식은 유럽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 시장 위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유럽의 B2B 스타트업들은 기존 기업들과 제휴하여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유럽 경제를 현대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기존 기업과의 제휴와 판매를 넘어 B2B 스타트업의 사이즈가 커진다는 것만으로도 유럽 경제에 도움이 된다. B2C 스타트업이 여러 국가의 다양한 문화와 고유한 소비자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B2B 비즈니스 고객의 환경은 훨씬 더 비슷비슷하다. 유럽 전체의 기업들은 유사하고도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규칙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특정 지역 시장에 제품을 적응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지 않고도 지역적으로 시작해 세계적으로 확장시키는 일이 상대적으로 쉬운 장점이 있다.
유럽 B2B 스타트업이 외부 펀딩에 의한 투자금 조달 기회는 늘었다고 하지만, 투자금 조달 회차는 미국보다 적고, 단지 27%만이 시드 투자에서 시리즈 A로 진출한다. 미국의 경우 시리즈 A 진출율은 46%이다. 스타트업의 성공에는 투자금 조달 시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럽 기반의 B2B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 회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이를 달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미국 B2B 신생 기업보다 평균적으로 6개월 더 걸린다. 오래 걸리는 기업의 의사결정 일정과 경직된 예산 프로세스가 이 격차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유럽 생태계 전체를 진전시키기 위해 창업자와 투자자, 그리고 그 분야의 기존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약속들이 분명히 있다.
성장단계 펀딩 라운드수의 증가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유럽 B2B 창업 현장에는 좋은 시그널이다. 이러한 추세는 창업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역동적으로 사업 확장에 주력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런 가운데 미국으로부터의 투자 비중이 커지는 것도 스타트업에게는 실질적인 이점이 따른다. 미국 투자자들이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함에 따라 유럽 스타트업들은 성장단계 펀딩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투자자들을 통해 미국 시장에 더 일찍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혁신이 필요한 유럽 기업들도 스타트업 투자나 제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B2B 스타트업들이 전도 유망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매력적이지만 비싸고 붐비는 창업 허브를 가진 미국으로 이동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 기업과 함께 확장할 수 있는 동시에 유럽 대륙의 모든 곳에서 인재를 구할 수 있는 효율성 높은 홈 시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유럽은 돈가치에 대한 투자에 관한 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B2B 스타트업은 높은 자원 효율성과 기술 노하우를 보여주기에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많은 자본의 유입으로 스타트업들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투자는 자본 투입 이상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 특히 B2B 분야에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비즈니스도메인 별로 깊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선별된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적절한 전문가들로 팀을 확장해야 한다.
유럽 B2B 부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혁신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기존 기업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잠재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기업들이 보다 과감하게 스타트업 환경을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미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당한 수의 신생기업을 통합하여 이런 전략이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중 일부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핵심 제품이 되었다. 기업이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공동의 노력을 통해 제품을 필요에 맞게 만들면서도, 비싼 비용이 드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 없는 혁신 라인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기존의 기업과 스타트업이 마련할 수 있다. 즉 스타트업은 혁신을 불어넣고, 기존의 기업을 그 혁신을 시장에 세련된 모습으로 내놓을 수 있는 생태계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업 최고 경영진이 우선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에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유럽은 스타트업 전체는 상당한 규모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B2C 영역에서 우위를 확고히 점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유럽의 B2B 창업 생태계는 한나라 차원의 수익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의 경제 전체에 이익을 주는 혁신으로 정의되는 성공 유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독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기존 기업과 투자자들은 B2B 생태계의 성공을 위한 상호 관심사를 이해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협력하여 투자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러한 모델은 한국이라는 제조업의 강국이 가져가야 할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수한 제조업을 가진 대한민국이 가져가야 할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수십 년간 쌓아온 비즈니스의 경험과 지식은 어떤 가치보다도 빛나고 경쟁력을 갖는다. 많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역량이 B2C에 집중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투자자, 기존 기업, 정부, 스타트업이 함께 하는 B2B 스타트업 생태계가 마련되어 꽃피워 지길 기대해 본다.
[1] Forrester, “Europe’s Digital Renaissance Starts Now”, Nov 12, 2020
[2] Konux, “KONUX SECURES USD 80 MILLION IN SERIES C FINANCING ROUND”, Jan 14, 2021
[3] Techcrunch, “Infarm raises $170M in equity and debt to continue building its ‘vertical farming’ network”, Sep 17, 2020
[4] eu-startups.com, “Berlin-based Layer raises €5 million to build an innovative productivity platform for spreadsheets”, Jul 15, 2020
[5] eu-startups.com, “Helsinki-based iFarm raises €3.3 million for its automated indoor farming solutions”, Aug 20, 2020
[6] cryptobriefing.com, “Balancer Raises $5 Million in Latest Funding Round”, Feb 11, 2021
[7] McKinsey Digital, “Corporate-start-up partnerships in the DACH region”, Sep 30, 2020
[8] Sifted, “Why do European companies buy so few startups?”, Aug 11, 2020
[9] Zalando, “Zalando launches program "Build" to collaborate with startups”, Sep 19, 2017
[10] McKinsey & Company, ”Reviving innovation in Europe”, Oct 16,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