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독서의 시작

책 읽기가 정말 힘들까?

by 사이

책 읽기가 정말 힘들까? 그렇다. 힘들다. 회사에서나 학교에서 매일 책을 보는데 왜 책 읽기가 힘들까? 어차피 다 같은 글인데 다른 게 뭐가 있다고 책 읽기를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 그냥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더. 매일 다양한 서류를 읽고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책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했다. 읽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었다.


하지만 점점 지쳐갔다. 일에 지치고 관계에 지치다 보니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변화를 꿰어 다른 삶을 시도하려고 하다 보니 그 많다던 지인들은 한 명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외딴섬에 홀로 있는 듯한 느낌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러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조여왔다. 왜 내게는 나를 이끌어준 나침반 같은 지인들이 없을까? 아마도 내가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관계는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아내의 권유로 책을 들었다. “읽는다고 달라지면 다 달라졌겠다”라고 말했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글을 읽고 있지만 글이 보이지 않았다. 앞부분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고 어려운 문장이 나오니 뇌에 과부하가 걸려 졸음이 밀려왔다. ‘나 책을 읽고 있기는 한 건가?’ 내가 알고 있던 글이 아니었다.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고 했는데 국어실력이 형편없던 것일까? 당장이라도 책을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기에 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이를 읽는다는 표현에 맞게 읽기 시작했지만 읽은 것인지 눈으로 슬며시 흘겨 보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한 장을 다 읽었다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장장 10분을 들여 한 장을 읽었는데 어떻게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을까? 내가 잘못된 걸까? 아니면 책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를 못 하는 걸까? 충격은 가시지 않았고 어이없는 웃음만 나왔다. 내가 책을 읽지 못한다는 걸 아는 순간이었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글자와 친해져야 한다는 것은 아주 나중에야 깨달았다.


처음 책을 읽는다면 이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아닐 수도 있지만 대부분 책을 멀리하고 살아왔던 시간이 길고 짧은 문장에 익숙해져 책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보고 또 보면 익숙해지게 되어있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책을 읽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시작하면 된다. 지금을 바꾸기 위해 그 흔하다는 지인조차 없다면 답은 하나다. 바로 “책”이다. 시간은 걸린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다 힘들다. 포기하지 말자. 지금껏 포기하고 살아왔으니까.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책을 읽자. 답은 아니지만 답에 가까워질 것이다. 난 아직도 부족하다. 책을 통해 못난 것들을 지우려고 했는데 그 크기가 엄청난가 보다. 그래도 읽는다. 아주 조금이라도 지울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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