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YOUTUBE, NETFLIX,.OTT
"캐치! 티니핑 인기, 언제까지 갈까요?"
IR을 하다보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이 질문에는 '티니핑 실적 의존도가 너무 높다' '티니핑 인기가 꺾이면 실적도 꺾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IP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키즈 콘텐츠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히 해야 하는 질문이다. IR 담당자 입장에선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티니핑과 같은 지식재산권(IP) 수명을 학문적으로 논증해 결론 내기는 쉽지 않다(필자의 역량이 없다..). 다만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키즈 콘텐츠 업계에 몸담고 있는 IR 담당자로서 경험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티니핑의 인기는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정도의 의견은 제시할 수 있다.
우선 아이들이 콘텐츠를 접하는 미디어 환경이 너무나도 달라졌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매일 오후 5시에 TV앞에 앉아 만화를 보는 건 일상이었다. 당시에는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TV밖에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대부분 집)에서만 봐야했다. TV 방영이 끝나면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다.
지금은 다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안다. 캐치! 티니핑의 타겟층인 4-7세 여아들은 대부분 유튜브를 통해 캐치! 티니핑을 접한다. 넷플릭스 역시 주요 플랫폼 중 하나다. 올드 미디어인 TV와 비교해 유튜브, 넷플릭스 등 뉴미디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 콘텐츠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은(또는 부모님들은) 그저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항상 떠다니는 애니메이션을 언제 어디서든 그저 선택만 하면 된다.
출처: 2022 애니메이션 산업백서, 한국콘텐츠 진흥원
이같은 뉴미디어의 특성은 새로운 시청층을 끊임없이 유입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 티니핑을 좋아하던 7세 여아가 초등학생이 돼 티니핑을 '졸업'하더라도, 3세에서 4세가 된 여아가 티니핑의 시청층으로 유입돼 티니핑에 '입학'하게 된다. 특정 시기(방영 시기)에만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었던 TV 시절에는 구축되기 어려운 선순환 구조다. OTT, 유튜브는 애니메이션 IP의 수명을 늘려줬다.
'포켓몬스터' 등 글로벌 IP까지 안 가고 국내만 봐도 사례는 넘치고 넘친다. 대표적인게 키즈 캐릭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다. 뽀로로는 오는 6월에 무려 20주년이 된다. 런칭된 지 20년이나 된 캐릭터지만 30개월 된 우리 아이도 여전히 뽀로로를 본다. 그외 헬로카봇(2014), 또봇(2010), 미니특공대(2014), 콩순이(인형 런칭 1999), 시크릿쥬쥬(2012) 등 아직 현역인 국내 인기 IP들은 출시된 지 10년을 오가고 있다.
요약하면 '국내 키즈 애니메이션 회사들의 역량 향상+뉴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소비=캐릭터 IP 수명 증가'인 셈이다.
'캐치! 티니핑'은 2020년 시즌1이 런칭됐다.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은 IP다. 다른 IP의 사례를 참고하면 캐릭터의 인기 하락을 걱정하기엔 너무나도 이른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