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잡음
오늘 하루는 참 요란하게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새벽일지도 모를,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간부터 도로 공사 소음이 유리창 두 겹을 넘어 생생히 들려왔다. 난 이미 잠을 깬 상태였지만 반복되는 소음에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분명 넉넉한 시간이었는데 불규칙한 파음이 마음을 졸였고 맞지 않은 버스 시간 덕에 정류장에서 5분 넘게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유독 배가 고파서 넉넉히 도착하면 샌드위치를 먹으리 다짐하며 버스가 빨리 가길 빌었다.
역시 뭔가 오늘 시작부터 이상했지. 내가 내릴 정류장 앞에 광역버스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내가 탄 버스 기사님은 연신 클락션을 울렸고 거의 30초 넘게 빵빵 거려 아침의 도로 공사 파음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앞서 있던 버스 기사가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예기치 못한 큰 소리 공격을 아침부터 받으니 개운해도 모자랄 아침시간이 스트레스로 가득했다.
목요일은 정운, 해관이와 맛깔난 점심을 먹는 날로 정했다. 이름하여 목요 미식회. 지난주 긴 웨이팅 때문에 가지 못했던 가츠동 집에서 셋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후 커피와 함께 학교로 향했다.
대운동장에 가서 따스운 배를 움켜 잡고 벤치에 앉아 장범준 노래를 내리 들었다. 어찌나 고요하고 평화롭던지. 3월 이후, 정신을 차려보면 하루가 끝나고, 일주일이 금세 지나있었다. 문득 애들이랑 멍 때리면서 ‘스스로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 가는 중이구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토록 행복할 수가.
유독 봄 같은 하루다. 후덥지근한 공기 속 차츰 불어오는 바람. 이거면 오늘의 소음을 지우긴 충분했다. 하루 중 나를 붙잡을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며, 다들 즐기자!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