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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와이 Jul 11. 2019

두번째지만 여전히 경이로운 출산, 둘째 출산 그 기록





2019년 7월 2일,
아이와 밤산책길 왼쪽배가 세게 뭉치는 통증
2주전에 골반통증이 너무 심해 응급실을 내원했지만 다시 돌아온 기억때문에 이번에도 또 돌아올 것 같아 참기로 했다.

한쪽만 뭉치는 것이 진통이 아닌 듯 했지만
밤새 아파 1시간에 한번씩 깨길 반복

그렇게 아침이 왔고,
그 날따라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우는 첫째와 어린이집 실랑이를 하느라 힘이 빠지기도 했고,
아픈 몸을 이끌고 첫째를 안고 등원시키는 길
절대 가지 않겠다고 버스 앞에서 우는 아이를 다시 데려와야했다. 결국 버스앞까지 가서 집으로 컴백.


아이는 집에 다시 오니 혼자 기분이 풀려
잠깐 아이를 데려다주러 온 아빠품에 안겨 등원을 하고

그렇게 아침이 가는 듯 했으나,
새벽내내 아팠던 배뭉침이 다시 오기 시작

분명 진통은 생리통처럼 배 전체가 아파야 하는데
왼쪽배만 아픈게 이상했고, 싸한 느낌이 들어 아픈배를 움켜잡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에
대충 컵라면이라도 먹자해서 물을 받아 거실로 가는데
부엌에서 거실까지 기어가다싶이 움직이고,

컵라면에 물을 넣는 순간부터 거의 20분간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팠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아주 잠깐 괜찮아졌을때 밥을 먹고
(먹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

치워야하는데, 이거 안 치우면 안되는데 하고
그 상태로 20분간 움직이지도 못하고 통증에 시달렸다.

겨우겨우 설거지를 끝내고,
거실로 오는데 눈물이 왈칵, 이건 아니다 싶어

그대에게 호출

“자기야.. 나 너무 아파 병원가야 할 것 같아..”


그댄 알았다며 바로 집으로 날 픽업하러 오고
눈물바람으로 차를 타고 가는데

신기하게 안아프네? ^^


뭐냐..진짜..

옆에서 그대는 웃는건지 그럴줄 알았다 생각하는건지
혼자 노래부르면서 운전하고 있고
진짜 아팠던 나는 차 타자마자 사라진 고통에 당황쓰..

그래도 왔으니 담당쌤 휴진날이지만 다른쌤에게라도
진료받자 해서 받았는데

내진결과

“3센티 열려있네요. 아팠을텐데 어떻게 참았어요?
경산이니 입원해서 경과지켜봅시다. 계속 참았으면
밤에 자궁문 다 열려서 올 뻔 했어요. 입원하게 올라가세요”

거봐 신랑.. 나 엄살아니라고 해짜나..







그렇게 나는 갑작스레 입원을 했다.



자연진통 기다리는 중


5시까지 자연진통 기다렸지만 오지않아 입원실로 올라왔고, 그 사이 그대는 출산가방을 가지러 집으로 갔는데
삼촌이 데려온 첫째는 낯선상황이 이상했는지 평소 실수를 절대 하지 않는 아이인데, 팬티에다 대변을 봤다고 했다.
딱 그 타이밍에 아빠가 가서 씻겨주고 와서 다행이었지만
아이도 갑자기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나보다.
다시 생각해도 울컥한 그 때 .







밤에 병원에 온 아이는 큰엄마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그대와 나는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단 둘의 병실데이트를 했고 ,




단 둘이 병원에서 - (얼마만이야 우리 단 둘이)
자연분만때 쓰는 바늘의 두께는 상상을 초월해요~ 아파요 으흑



밤 열시에 태동검사를 했지만, 아이는 나올 기미가 없으니
새벽 6시에 다시 오라고 한다.
​입원해서부터 척추에 삽입?해 두었던 무통관때문에
기분나쁜 불편함에 거의 잠을 자지도 못하고 뒤척이다
결국 다음날 새벽.

​하, 진통은 오지 않는데 무통관이 날 힘들게 한다

​새벽, 곤히 자고 있는 그대는 좀 더 재우기로 하고 나 혼자 씩씩하게 가족분만실로 입실
7시부터 촉진제를 넣고 조금씩 생리통처럼 진통이 찾아오는데, 첫째때의 진통의 고통이 다시 생각나면서 무서워지기 시작

​역시 아는 고통은 더욱 더 고통스럽다 :)

그 고통을 알기에 다시 겪는다는 사실이 날 덜덜 떨게 만들었음.. 아.. 출산의 고통이여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지 않아 촉진제 양을 늘리고
그 사이 그대에게 뭐라도 먹고 오라고 밖으로 보냈다


중간중간 둥글둥글 착하게 생긴 간호사쌤이 들어오더니
내진 할게요 하더니 이제와는 차원이 다른 내진을 경험..

​너무 아파요 그만해주세요
네 엄마~ 조금만요
아니요 악 악 너무 아파요 그만!!
네 엄마 ~ 다 됐어요 조금만요

​하 .. 그 내진은 진짜..너무 착하게 생겼는데 내진은... ㅠㅠ

​의사선생님 들어오셔서 진행 어떻게 됐나 봤을 때
그 간호사쌤 같이 오셨길래 소심하게 이름



“간호사쌤이 너무 아프게 해쏘요...”
의사쌤은 껄껄 웃으시며 저녁 안에 낳자는 말을 쿨하게 남기시고 퇴장하심 - 껄껄

​그 뒤로 어떤 가냘픈쌤이 들어오시더니
내진할게요 라는 말을 남기시고
진짜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지.. 생 살을 뚫고 들어오는 그 손의 느낌이란..
분명 양수터뜨린단 말도 안했는데
철푸덕 물이 흘러나오고 핏덩이들이 간호사쌤 장갑에 덕지덕지 묻어있고 , 밑에 피와 양수기 섞인 패드는 몇 번을 갈았는지

​그 때부터 시작된 짧고 굵은 고통
바로 무통을 놔주시긴 했지만, 무통을 맞으면 이십분 정도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

그 시간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고통스럽다.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지 울면서 소리지르면서
어딜갔는지 도대체 왜 안오는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며
15분정도 진통을 겪으니 남편이 오더라

​머리잡을 힘도 없고, 그냥 남편이 손 잡아준 것만으로 힘이 됨.
무통약이 서서히 스며들고,
그 와중에 싱글벙글인 남편이 왜 이리 웃긴건지





“여보, 이 정도 진통이면 클라이막스의 아직 오분의 일도 안돼” 라고 했더니

“유단잔가~”



어이없는 드립에 배꼽잡고 웃다가 울다가
(이 상황에 웃기는 게 어이없지만, 차라리 웃는게 더 나음ㅋㅋ 웃겨준 남편 땡큐)

​그러다가 갑자기 간호사들 투입
무통이 진행되고 있어 힘을 어디에 주는건지 잘 모르지만
약 세 차례의 힘주기가 진행되고 나서 간호사쌤이 그러시더라
“한번만 더 힘주면 돼요
무통있을 때 낳으면 훨씬 더 좋아요 그러니 힘 주세요 !”

​첫째때 무통이 거의 끝날때 힘주기 들어가서 그 고통이 생각났기에 내가 이번엔 그 고통을 겪지 않으리라
무통이 있을 때 낳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며 힘주기를 한 결과 !

갑자기 밑에 뭐가 낀 느낌이 들어 다시 간호사를 호출하니
분주해진 분만실은 아기를 받아주시는 담당쌤이 오셨고
그렇게 본격적인 분만준비에 돌입

약 3-5분간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지
한 번만 더 하면 된다는 말에 젖먹던 힘까지 다 준 것 같다

한번만 더
한번만 ! 이제 나와요 마지막 한 번 !!!!


응애 - 응애-



“축하합니다 11시 23분 따님입니다.”





그렇게 열달동안 품었던 아이는 내 곁으로 왔다











둘째 탄생의 기록 :)




분명 무통이 있었기에 낳는건 수월하게 낳았다.



임신기간 내내 요가를 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운동의 힘이 컸기에 절개도 거의 하지 않고
3.8kg의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던지.. 간호사쌤이 괜찮다고 잘했다고
다독여주는데도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펑펑 우는 내 옆에 꽁꽁 싸매진 태지로 뒤덮인 아이가 오는데 그 모습이 순간 어찌나 귀엽던지
펑펑 울다가, 내 아가 보고 빵 터지기를 반복

그렇게 아이는 내 곁으로 왔다.





앞으로 두 아이의 엄마라는 타이틀이 내 어깨를 짓누를지 모른다. 더 힘들수도, 더 버거울수도 있지만 분명 이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일이 더 많아질거란 사실

나와 그대가 만든 이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게 바로 엄마아빠가 할 일이니까 :)



건강하게, 씩씩하게, 행복하게 자라자.

엄마아빠가 도와줄게.
엄마의 두 딸들,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그 뒤로 아이를 크게 낳은 산모와 둘째 이상의 산모에겐
훗배앓이가 온다고 하는 걸 이제야 알았다
훗배앓이로 고생하고, 여전히 적은 모유양은 완모를 꿈꾸던 내게 분유를 주문하게 만들고 -

​이제 곧 다가올 산후풍에 대비해 더운 여름날 레깅스에 양말 꼭꼭 챙겨신는 둘째맘은 수유콜와도 밤에는 쿨하게 패쓰하고 딱딱 필요한 일만 하고 조리원에서 마지막 자유를 즐기고 있답니다.

조리원 퇴소의 순간
향후 몇년간 이 자유는 없을 걸 알기에,


집에서 잘 해보자 아가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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