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검사 후, 밤에 응급 전화를 받다

정말 놀랐다

by 명길팍

12주 차에 접어들어 남편과 함께 정부 병원에 다운신드롬 스크리닝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내 기억에는 초음파로 목 투명대 검사와 내 혈액을 채취해 갔던 것 같다. 내가 갔던 정부 병원은 대학 병원과 협업으로 내가 동의하면 내 혈액을 대학 랩실 연구에 활용되는데, 나에게는 보통 정부 병원의 기본 산전검사 목록에는 없는 산모와 태아 질병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개인적으로는 내 혈액을 가져가는 것이 찝찝하긴 했지만 무슨 유전자 조작을 연구하는 것은 아니었고 잠룡이의 상태를 더 알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해당 연구에 동의를 했다.


병원에서는 문제가 있으면 1-2주 안에 연락이 갈 것이며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니 다음 산전 검사 때 만나자고 했다. 한국 산과처럼 문자로라도 별 문제없으면 없다고 연락이 오면 좋으련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여기며 다음 산전 검사를 기다리기로 했다.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인 시아버지조차도 대개는 산전 검사는 별일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1주일 정도 지났을까.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 먹을 준비를 하려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갑자기 왔다. 19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기 때문에 순간 가슴이 덜컹했다. 대부분의 광고성 전화는 통상적인 근무시간에 오지 않는다. 스캠 전화도 평범한 회사에서 하는 광고성 전화처럼 느끼게 하려고 그러는진 몰라도 보통 이 시간에 전화가 오진 않는다. 당장 전주의 검사한 다운증후군 검사 생각에, 모르는 전화는 안 받는 평소와 달리, 전화를 받았다. 역시나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별 일이 있어야만 연락을 한다는 산전검사 후의 연락. 나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나는 우리나라와 내가 사는 외국의 평균보다 어린 나이의 산모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는 얼추 다음과 같았다.


"팍 양, 여기는 XX 병원 연구실이고 혈액 검사에서 Pre-eclampsia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이 나왔어요.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반드시 걸리는 건 아니니 너무 걱정은 말되,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날짜를 잡아줄 테니 조만간 내원하세요."


"(Pre-eclampsia가 뭔지 모르는 나는) 다운증후군 검사는요?"


"그건 우리 부서 소관이 아니라서 내가 결과지를 열람할 권한이 없어요. 따로 병원에 문의해 보세요."




전화를 끊고,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던 남편에게 말했다.


"다운증후군은 모르고 내가 Pre-eclampsia 고위험군이래. 그게 근데 뭐야?"


"임신중독증?"


한국어로 들어도 당시의 나는 잘 모르던 병명이었다. 그래서 얼마나 심각하고 무서운 증상인 줄 모르고 다운증후군은 연락이 안 왔으니 별일 없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라며 안도를 약간 했다. 그리고 남편은 해당 병원에서 나와 같은 연락을 받았다는 사례들을 검색해 보곤 대개 임신중독증까지 가지 않고 별일 없었다는 사람이 많았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병원에선 최대한 빨리 내원을 하라고 했고 바로 1 주일 전 산전 검사 때 초음파를 봤는 때 또 볼 거라는 듯이 말을 하는 걸 보면 아주 안심할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며칠 안 돼서 바로 병가를 내고 남편과 함께 산과에 내원했다. 정확히는 산과와 협업하는 대학 병원 연구실의 부서에 방문한 것 같다. 간호사인지 의사인지 연구원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운을 입은 여자가 나에게 그래프를 보여주며 말했다.


"혈액 검사에서 태반 호르몬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호르몬인지 말했던 것 같지만 내가 전문 지식이 없어 기억이 나질 않는다)이 하위 3%의 적은 양으로 나왔어요. 적은 태반 호르몬 양이랑 초산이라는 게 고위험군으로 판결 난 이유예요. 하지만 고위험군이라고 무조건 걸리는 건 아니니 일단 예방해 봅시다. 매일매일 혈압 체크를 하고 몇 이상이면 당장 병원에 오고, 베이비 아스피린을 먹으면 몇 %가 예방이 되고 블라블라..."


"듣기로는 혈전 예방이 어느 정도 된다는 말 같군요. 그럼 출산할 때는 피가 잘 안 멈추나요?"


"좋은 질문이에요. 출산 전 3X주 차부터는 끊어야 해요."


그리고 나는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갔다. 한 열흘 만에 다시 보는 잠룡이는 그 새 많이 컸고 척추뼈가 내 눈에도 아주 잘 보였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데.


"별 이상 없어 보이네요. 하지만 팍 양은 나중에 사설 병원에서 3D 초음파를 보는 걸 권해요. 임신중독증은 지금 주차에 오지 않고 나중에 오거든요."


정부 병원에서 초음파를 한 번 더 보니 개꿀 (여기는 초음파 한 번 보는 것이 비싸다)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게 고위험군이라서 그렇다는 사실이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었다.


"다운증후군은요?"


"여기서 진단해 줄 수는 없어요. 아직 결과지도 안 나왔고요. 문제가 없다면 다음 산전 검사에서 결과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아니 그냥 좀 그 전에 문자로라도 보내주면 안 되나?'




그렇게 나는 임신중독증 고위험군 산모가 되었다. 그래서 매일 매일 혈압을 재고 베이비 아스피린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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