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에서 비싼 돈 주고라도
앞서도 계속 말했듯이, 임신이 난생처음인 나는 계속 아기가 잘 있는지 궁금했다. 6주 차부터 시작된 입덧으로 그저 잘 있겠거니 했을 뿐, 배도 나오지 않고 태동도 아직 느껴질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로 임신이 맞는지도 계속 궁금했다.
한국은 아기집부터 본다는데 여기 정부 병원은 12주 다운증후군 스크리닝 테스트를 할 때 처음 초음파를 보여주니 좀이 쑤셨다. 여기서는 8주 전의 배아에겐 초음파 에너지가 너무 강하다고 했다. 그리고 설령 문제가 있더라도 치료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안정기에 접어들 12주 차에 보는 거라나. 개인이 보길 원한다면 사설 병원에서 1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보고 봐야 한다. 소변 테스트로 임신이 뜬다고 다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12주 차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려야 한다니. 아기가 계속 잘 있는지 혹시 잘못된 자리에 착상이 된 건 아닌지 나는 궁금한데.
그래서 나는 남편과 8주 차에 사설 병원에 초음파를 보러 갔다. 마음 같아서는 아기집 시절부터 보고 싶었으나 비싼 금액이니 기왕이면 심장이 뛸 때 보고 싶었다. 그리고 초음파실에 들어가 남편과 함께 스크린을 보게 되었다. 나는 누워서 보조 스크린을, 남편은 초음파 기사 님과 함께 스크린을 봤다.
8주 차의 잠룡이는 정말 작았다. 1.88cm. 하지만 머리와 팔다리로 보이는 사지가 보이고 약간의 꼬리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세차게 뛰는 심장 소리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심장 소리를 들으면 유산될 확률이 확 낮아진다던데.. 나는 그동안 임신이 계속 유지가 되는지 두 달 동안 궁금했고 아직 실감이 안 나고 모성애라는 게 딱히 안 느껴졌는데 잠룡이의 심장이 뛰는 걸 보고 들은 순간 새로운 생명이 살겠다고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마도 처음으로 모성애가 조금 생긴 순간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이후로도 태동이 생길 때 까지 계속 아기 상태가 궁금했다. 나는 12주차를 손 꼽아 기다렸다. 다운증후군 스크리닝 테스트를 받으러 가는 날, 잠룡이를 다시 볼 수 있을 거고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다. 그럼 계속 아기가 괜찮은지 걱정하는 걸 멈출 수 있겠지.